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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황사 지옥? 우리도 피해자다" 中 발끈한 까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고비사막과 내몽골 고원에서 시작한 대규모 황사가 한반도와 일본에까지 영향을 끼친 가운데 중국 매체가 세계적으로 ‘중국발 황사’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

황사로 미세먼지 경보가 연일 이어진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뉴스1

황사로 미세먼지 경보가 연일 이어진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뉴스1

中언론 “몽골발인데...중국발 황사라니”

16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중앙 기상대는 올해 가장 강력한 두 차례의 황사가 수도 베이징에서 600㎞ 이상 떨어진 몽골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사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닌 몽골이라며 자국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해당 매체는 또 한국과 일본의 일부 언론이 황사가 자기 나라로 퍼져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끼쳤다고 전하면서 ‘중국발 황사’라고 표현한 것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관영 환구시보도 “몽골에서 시작된 황사에 대해 한국 언론이 중국발 황사라고 보도했다”며 “심지어 ‘재난’이나 ‘지옥’ 같은 선동적인 용어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이 기상 문제의 책임을 중국에 전가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중국은 사막화 방지를 고도로 중시해 중요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몽골발 81%이지만, 中 책임 피할 수 없는 이유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의 발생이 중국과 무관하다는 이들의 주장은 사실일까.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다. 국립기상과학원에서 발간한 ‘2020 황사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2020년 고비사막·내몽골(네이멍구자치구)에서 발원해 다양한 경로를 거쳐 한반도에 다다른 황사는 전체 81%를 차지했다. 반면 만주나 중국 황토고원에서 발원해 한반도로 유입된 황사는 전체 19%에 불과했다. 상대적으로 중국발 황사가 작은 비중을 차지한 셈이다.

2002년~2020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황사 이동경로. 사진 국립기상과학원

2002년~2020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황사 이동경로. 사진 국립기상과학원

그런데도 중국의 영향이 미미하다고 볼 수 없는 이유는 몽골에서 시작된 황사라 하더라도 중국을 거치며 커지기 때문이다. 최악의 황사로 기록된 2021년 3월 미 항공우주국(NASA)과 한국 국립기상과학원은 “몽골에서 시작된 황사 바람이 중국 내 고비 사막과 네이멍구 고원을 거쳐 몸집이 커졌고, 한반도에 들어온 황사는 중국 영토 요인이 더 크다”고 진단한 바 있다.

중국 “사막화 방지 최선 다하겠다”

다만 중국은 황사로 인해 자국에서 입는 피해도 상당한 만큼 사막화 방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이 2021년 발표한 ‘중국 14차 5개년 (2021~2025) 임업 및 초원 보호발전계획강요’에 따르면 사막화 토지 관리 면적에 대한 목표를 1억㎡로 세우고 사막화 유형별 방지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매년 유엔 사막화 방지 협약에 성금을 내고 동시에 동북아 지역 협력을 확대하며 황사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황사 예방과 관리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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