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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이정근 게이트 열렸다...이쯤되면 野의 '쩐'당대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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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불법 정치 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이정근 게이트가 열렸다”며 “민주당의 부패가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돈 봉투 10개가 준비됐으니 민주당 윤관석 의원에게 전달해달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휴대전화에 담긴 녹음 내용이라고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윤 의원에게 돈이 전달된 시점인 2021년 4월 27일과 28일에는 이 전 부총장이 송영길 전 대표 보좌관에게 돈이 전달된 사실을 공유하는 메시지까지 보냈다는 언론보도도 있다”며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송 전 대표도 자신의 당선을 위해 돈 봉투가 오고 간 사실을 모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후보를 뽑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 측근인 정진상, 김용에게 대장동 검은돈이 흘러 들어간 정황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며 “2021년에 있었던 두 번의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모두 돈 봉투가 오갔단 흐름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는 것인데 이쯤 되면 ‘돈당대회, 쩐당대회’”라고 덧붙였다.

전날 서울중앙지검은 윤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윤 의원의 자택과 지역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 관련 회계 자료를 조사했다. 검찰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래구 당시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장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구속기소)을 통해 윤 의원 측에 불법 자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당 지도부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극우 유튜버들의 막말을 방치하고 있단 비판에 김 대표는 “우리 당원도 아니고 심지어 다른 당을 창당한 특정 목회자가 억지를 부리는 것에 일일이 언급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최근 우리 당 지도부를 두고 안팎에서 벌이는 일부 인사들의 과도한 설전이 도를 넘었다”며 “막말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은 당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데도 오히려 당 내외에서 이를 증폭시키는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는 홍준표 대구시장을 에둘러 저격한 것이다. 홍 시장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전 목사의 막말에도) 김 대표는 ‘그 사람 우리 당원도 아니다’라고 소극적인 부인만 하면서 눈치나 보고 있다. 도대체 무슨 약점을 잡힌 건가”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은 13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중앙당 윤리위원장에 황정근 변호사(왼쪽)를, 당무감사위원장엔 신의진 전 의원을 각각 선임했다. 뉴스1·우상조기자

국민의힘은 13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중앙당 윤리위원장에 황정근 변호사(왼쪽)를, 당무감사위원장엔 신의진 전 의원을 각각 선임했다. 뉴스1·우상조기자

이날 최고위 비공개회의에서는 당 윤리위원장에 황정근 변호사가, 당무감사위원장엔 신의진 전 의원(연세대 의과대 정신과학교실 교수)가 임명됐다.

황정근 신임 윤리위원장은 사법연수원 15기로 서울고법 판사·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지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대통령탄핵사건 국회소추위원 대리인단 총괄팀장을 맡았다. 신의진 신임 당무감사위원장은 ‘조두순 사건’ 피해 아동인 나영이(가명)의 심리 주치의를 담당했으며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비례대표 의원을 지내면서 아동학대나 성폭력 사건 등에 전문성을 발휘했다.

김 대표는 “당의 기강을 세우는 대표적인 두 개 위원회인 만큼 신임 위원장을 중심으로 위원 구성까지 완료해 당 구성원 모두가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높은 민주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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