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침구 들치니 벌레떼..."온몸 두드러기, 환불도 안해줘"

지난 10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제보자 A씨가 올린 서울 금천구 소재 숙박업소의 침구 상황. 작은 벌레들과 배설물 흔적이 남아 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서울 한 모텔에서 진드기와 빈대 등 피부질환을 유발하는 해충이 발견됐단 주장이 나오면서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진드기 가득한 숙박업소 환불문제 답답하네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현장직 근무로 평소 모텔을 자주 사용한다는 작성자 A씨는 “금천구 소재 모텔에서 일주일 이상 지냈는데 대량의 진드기와 빈대가 나왔다”며 “침대 매트리스와 매트리스 사이에 리넨 패드가 끼워져 있었는데 그사이에 벌레들이 살고 있었다”고 썼다.

이어 “모서리 다른 부분도 리넨을 당겨보니 유충에 번데기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끼친다”며 “거기서 일주일을 지냈으니 온몸에 두드러기 엄청 올라와서 가려워서 미치겠다. 응급실도 한번 다녀왔다. 전신에 두드러기가 다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실제 A씨가 공개한 영상에는 매트리스를 걷어 올리자 벌레 사체로 추정되는 모래알 크기의 검은 가루들과 벌레들이 기어가는 모습이 나온다. A씨는 팔에 두드러기가 올라온 모습도 공개하며 “지금도 너무 가려워서 자다 깼다. 약 먹고 주사 맞았는데도 너무 간지럽다”고 호소했다.

더 큰 문제는 모텔 사장의 태도에 있었다. A씨는 “사장은 ‘병원비까지는 해주겠다’고 했지만 ‘방값 환불은 해줘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저희 직장 상사가 열 받아서 모텔 운영 약관을 달라니까 그런 것도 없다고 했다. 그럼 문제 발생했을 때 어떻게 처리하냐니까 앵무새처럼 아무튼 환불해준 적이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장 본인도 ‘평생 이런 일은 처음 겪어본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손님 오시기 전에 당연히 침구도 바꾸고 청소도 한다는데 결론적으로 이는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충이나 번데기 대량의 배설물들이 그렇게 쌓여있다는 건 오랫동안 교체하지 않았다는 얘기”라며 “참 답답하다.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 흉 질지도 모르고 스테로이드제 약 먹으면서 종일 간지러움을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은 벌레가 ‘베드버그(Bedbug)’라고 지적했다. 베드버그는 말 그대로 침대에서 주로 발견되는 빈대다. 6~9㎜의 야행성 벌레로 주로 밤에 나와 동물과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산다. 낯선 곳에서 숙박했는데 피부에 붉거나 흰색의 부어오르는 자국, 수포, 농포 증상이 나타나면 빈대 물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은 “법적 손해배상이 가능할 것 같다” “이런 곳은 폐업시켜야 한다. 위생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냐”고 비판했다. A 씨는 한국소비자원과 구청에 이를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천구청 측은 해당 모텔에 대해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