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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의식한 트럼프? 아베가 준 '금장 골프채' 자발적 반납

중앙일보

입력

2019년 5월 26일 일본 수도권 지바(千葉)현 모바라(茂原)시의 골프장에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골프 라운딩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19년 5월 26일 일본 수도권 지바(千葉)현 모바라(茂原)시의 골프장에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골프 라운딩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로부터 받은 '금장 골프채'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수색 끝에 황금(페인트칠 된!) 드라이버를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을 전하게 돼 기쁘다"며 "나의 친구이자 전 일본 총리 아베가 내게 준 그것은 플로리다 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다른 채들과 함께 라커에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것은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내가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에 이 클럽을 받았다는 사실에 근거해 신고할 의무가 없다고 들었다"며 "그런데도 난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제출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100점 이상의 선물을 외국으로부터 받고도 신고하지 않아 법규 위반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선물 대부분을 NARA가 회수했지만, 유독 이 골프채와 엘살바도르 대통령한테서 받은 실물 크기 초상화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

2019년 4월 28일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골프장에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연합뉴스

2019년 4월 28일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골프장에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연합뉴스

아베 전 총리는 현직이던 지난 2016년 미국을 방문해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7000달러(약 925만원) 상당의 금장 혼마 골프채를 선물했다. 두 사람은 골프 라운드를 즐기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NARA는 외국 인사가 공직자에게 준 선물을 미국민의 재산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외국 민간으로부터 415달러 미만의 선물을 받았을 경우 개인적인 보관이 가능하다. 이를 넘어서는 액수의 선물은 법에 따라 총액을 지불해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외국으로부터 받은 선물은 자신의 것이며 연방 정부에 속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계속해왔다.

그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골프채를 반납하기로 한 것은 현재 진행 중인 특검 수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잭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건 반출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데, 기밀문건 반출로 또 다른 법적 처벌 가능성이 없지 않은 상황에서 재임 시 선물 문제로 인해 추가적인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3건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 뉴욕 맨해튼지검으로부터 형사 기소된 상태다.

미 전·현직 대통령 중 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에게 제기된 34개 중범죄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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