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북TP 원장 후보 '음주운전'에도…"임명 문제없다"는 전북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관영 전북지사가 지난해 10월 6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민선 8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지사는 도 출연기관인 전북테크노파크 이사회 당연직 이사장이다. [뉴스1]

김관영 전북지사가 지난해 10월 6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민선 8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지사는 도 출연기관인 전북테크노파크 이사회 당연직 이사장이다. [뉴스1]

전북도 "이규택 후보자 임명 예정"

전북도 산하 기관장 후보자가 음주 운전 전력과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전북도는 "문제없다"며 임명을 강행하기로 했다.

전북도는 11일 "이규택 전북테크노파크 원장 후보자에 대해 정부 승인을 구해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문고와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를 졸업한 이 후보자는 현재 서울대 글로벌R&DB센터 부센터장을 맡고 있다.

이 후보자는 지난 4일 전북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기업인으로 활동하던 2010년 음주 운전 단속에 걸려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운전면허도 정지됐다.

음주 운전은 공직자 인사 검증 기준인 7대 비리 중 하나다. 지난 2월 게시된 원장 모집 공고에도 자격 요건으로 명시돼 있다. 그는 "집과 너무 가까워 대리운전이 잡히지 않아 30분 이상 기다리다 운전대를 잡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농지법 위반 논란도 일었다. 이 후보자 부인이 수도권에 약 500㎡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농사를 지었냐'는 청문위원 추궁에 이 후보자가 "짓지 않았다"고 답변하면서다. 이에 이 후보자는 "농지 취득 과정엔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다만 일부 잘못을 시인하고 땅을 팔겠다고 소명했다.

지난해 11월 8일 전북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96회 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한 김관영 전북지사와 서거석 전북교육감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1월 8일 전북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96회 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한 김관영 전북지사와 서거석 전북교육감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포항TP '이중 지원' 논란…도 "전문성 높이 사"

이 후보자는 지난 1월 포항테크노파크 원장 공모에도 지원해 "양다리를 걸쳤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북테크노파크는 2월 16일 공고를 냈다. 이 후보자가 양측 면접 때 발표한 자료가 '전북도'와 '포항시' 비전 부분만 빼고 거의 동일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전북테크노파크 노조는 청사 주변에 "지역 일자리와 산업·경제에 정통한 원장을 원한다"는 현수막을 걸며 사실상 이 후보자 임명에 반대했다. 그러나 전북테크노파크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나석훈 전북새만금산학융합원장과 함께 면접을 통과한 이 후보자를 최종 원장 후보로 추천했다.

도의회도 "후보자 부인 땅이라 참작할 이유가 있다"며 "경영 능력이 아쉽지만, 기술 능력은 우수하다"며 인사청문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로써 원장 임명까지 전북도와 함께 전북테크노파크 지분 33.3%를 가진 중소벤처기업부 최종 승인만 남았다. 중소벤처기업부 측은 "이사회 의결을 거치기 때문에 중기부 승인 과정에 별도 심사는 없다"고 했다.

전북도는 "인사혁신처 기준에 음주 운전 한 번은 결격 사유가 아니다"며 "일부 감점 요인이 될 수 있지만, 후보자 전문성을 높이 샀다"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