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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이재명 성남시장 당선되면 정치자금 최소 10억 만들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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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 준비 당시 최측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개공) 기획본부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0억원의 정치자금을 조성하기로 합의했었다는 유 전 본부장의 증언이 나왔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의 심리로 열린 11일 정 전 실장 등 2명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유 전 본부장은 이렇게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0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를 준비하던 당시 "'정치적 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당선되면 최소한 10억은 만들자'는 얘기를 했다"며 "종업원도 들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어 "(이 대표가) 시장으로 당선되면 제가 개발 사업 등 건설 분야에서 일하기로 했다"며 "그쪽에서 10억 정도 만들자고 얘기가 됐다"고 부연했다.

10억원의 용처에 대해선 "실질적 비용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되지 않은 지역 위원장들을 포섭하는 데 돈이 쓰이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검사가 "성남도시개발공사 조례 통과를 앞두고 김용, 정진상과 함께 '스폰서(후원자)를 하나 잡아보자'는 얘기도 했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맞다"고 답했다. 그는 "정씨가 대선 관련해서 호남에 돈이 좀 들어간다고 얘기했다"며 "그 무렵 남욱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남욱 변호사는 2021년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20억원을 요구받았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정진상, 이재명과 본인 항상 동일시…李의 최후 보루" 

유 전 본부장은 또 "정진상은 이재명과 본인을 항상 동일시했다. 자신을 거론하는 것은 이재명을 거론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정 전 실장이 2021년 9월 대장동 비리 의혹과 관련해 언론에 자신의 이름이 등장하자 '와, 감히 내 이름을 거론하네. 이러면 이재명을 공격하는 건데'라고 말했다는 게 유 전 본부장의 주장이다.

유 전 본부장은 "2010년 무렵에는 이재명이 만날 때마다 정진상을 함께 데려왔다"며 "둘이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정진상과 이야기한 모든 게 실제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진상이) 이재명의 최후의 보루"라며 "모든 것이 정진상을 거쳐 이재명에게 올라가는 구조였고, 제가 이재명에게 직접 보고할 때도 '진상이랑 협의했는지'가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했다.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이날 증인신문에 앞서 정 전 실장 측은 "유동규의 진술내용이 번복된 전후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료를 확보할 것"이라며 유 전 본부장이 수감돼 있었던 서울구치소 측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건의했다.

재판부는 이날 향후 적절한 자료 요청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정 전 실장은 대장동 사업 특혜를 제공한 대가로 천화동인 1호 지분의 절반인 24.5%를 나눠 가지기로 약속한 혐의를 받는다. 액수로 치면 700억원, 각종 비용 공제시 428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정 전 실장이 2013년 2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성남시 정책비서관을 맡으면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편의 제공 대가로 7회에 걸쳐 2억4000만원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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