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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수사’ KH그룹·빗썸 관계사 상폐 위기…소액주주 돈 묶일 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 등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는 KH그룹의 계열사들이 줄줄이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실소유주 강종현(41)씨가 구속기소된 빗썸 관련 상장사 역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해당 종목에 투자한 소액주주의 투자금이 묶일 수 있다.

검찰이 지난해 12월 KH그룹을 둘러싼 입찰 방해,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KH그룹 본사와 관계사, 관계자의 주거지 등 20여 곳을 합동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지난해 12월 KH그룹을 둘러싼 입찰 방해,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KH그룹 본사와 관계사, 관계자의 주거지 등 20여 곳을 합동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 미달로 코스피시장 상장사 8개사와 코스닥시장 상장사 28개사에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코스피 상장사 중에서는 인바이오젠과 IHQ, 세원이앤씨, KH필룩스, 일정실업 등 5개사가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올해 처음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이들 기업이 상장폐지를 통보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이의신청하지 않으면 즉각 상장폐지되고 정리매매가 시작된다. 이의신청할 경우 통상 1년 이내의 개선 기간이 부여된다.

비케이탑스와 선도전기, 하이트론씨스템즈 등 3개사는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이들 기업은 오는 14일 개선 기간 종료 뒤 상장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코스닥에서는 뉴지랩파마와 국일제지, 버킷스튜디오, 비덴트, KH건설, KH전자 등 15개사에서 올해 처음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이들 역시 이의신청이 가능하며 개선 기간을 부여받을 수 있다.

2년 연속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피에이치씨와 이즈미디어 등 10개사는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의 심의에 따라 올해 증시 퇴출 여부가 가려진다. 3년 연속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3개사는 지난해 개최된 기심위를 통해 이미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이날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 목록에는 KH그룹 계열 상장사 5개사가 포함돼 있다. 코스피에선 IHQ와 KH필룩스, 코스닥에선 KH전자, KH건설, 장원테크가 해당된다. 이들 기업은 이미 이달 초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KH그룹은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비리 의혹'과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과 주가 조작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KH그룹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대표이사를 포함해 전 임직원이 거래소 절차에 따라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고 주권거래를 재개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임을 약속드린다"며 오는 28일까지 이의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의신청을 통해서 개선 기간(통상 1년)을 부여받으면 KH그룹 계열사 소액주주들은 당분간 돈이 묶이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KH건설의 소액주주 지분은 87.55%에 달했고, 장원테크(73.86%), KH필룩스(73.14%), KH전자(70.93%), IHQ(51%)도 50% 이상이다.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사업가 강종현씨가 지난 2월 1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사업가 강종현씨가 지난 2월 1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관련주도 이날 상장폐지 사유 발생 기업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빗썸의 최대주주인 비덴트와 비덴트의 최대주주인 인바이오젠, 인바이오젠과 빗썸 관련 지분을 보유한 버킷스튜디오 모두 외부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41)씨는 지난 2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지난해 말 기준 비덴트의 소액주주 지분은 77.17%였으며, 버킷스튜디오와 인바이오젠은 각각 64.83%, 28.47%였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개선 기간 이후에는 개선계획 이행 여부를 심의해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며 "이 기간 소액주주의 투자금은 묶여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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