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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스타벅스 등 9개국 수출 ‘왕의 녹차’ 수확 시작...5월 '하동차엑스포'에 행차

중앙일보

입력

세계중요농업유산 하동 야생 햇차 수확모습. 연합뉴스

세계중요농업유산 하동 야생 햇차 수확모습. 연합뉴스

1000년 이상 역사를 지닌 ‘왕의 차’ 하동 야생차가 올해 첫 수확을 시작했다. 하동 야생차는 녹차 가루 형태로 미국 시애틀에 있는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를 비롯해 독일·캐나다·호주 등 9개국으로 수출될 정도로 인기다. 다음 달 열리는 ‘하동 세계차엑스포’를 통해 더 많은 수출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1200년 역사 하동 야생차 올해 수확 시작
경남 하동군은 화개면 일원에서 세계중요농업 유산에 등재된 1200년 역사의 하동 야생차 수확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하동 야생차는 청명(4월 5일) 이전에 수확하는 명전을 시작으로 곡우(4월 20일) 이전의 ‘우전(雨前)’, 입하(5월 6일) 이전에 따는 ‘세작(細雀)’, 5월 20일 이전에 생산하는 ‘중작(中雀)’을 거쳐 6월까지 이어진다.

하동은 제주, 전남 보성과 함께 국내 차 3대 주산지다. 현재 화개·악양면 일원 1066 농가가 729㏊의 차밭에서 연간 1260t의 차를 생산하는데 전국 총 생산량(4100여t)의 30% 정도에 해당한다. 하동에서만 연간 221억 원(2022년 기준)의 소득을 올리는 대표 특화작목이다.

하동군 정금마을 야생차 밭 모습. 연합뉴스

하동군 정금마을 야생차 밭 모습. 연합뉴스

하동군 정금마을, 연합뉴스

하동군 정금마을, 연합뉴스

화개면 야생차 생산 최적지 꼽혀
하동 차 농업은 1200여년의 역사를 지녔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신라시대 당나라에서 들여온 차 종자를 지리산에 심었다’는 구절이 나오는데, 하동 화개면에 있는 사찰 쌍계사 주변이 우리나라 차나무 시배지로 알려져 있다. 차나무는 따뜻하고 비가 많이 오는 기후에서 잘 자란다. 한반도 남부에 위치한 하동군 화개면은 섬진강과 화개천이 만나 안개가 많고 다습해 최적지로 꼽히는데, 삼국시대부터 왕에게 진상돼 ‘왕의 차’로도 불린다.

2017년 유엔(UN) 식량농업기구(FAO)가 하동 전통차 농업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하면서 수출길도 열렸다. 2017년 미국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지난해 독일·캐나다·호주 ·아일랜드·멕시코·브라질 등 9개국에 약 220만 달러어치를 판매했다.

하동군은 5월 4일부터 6월 3일까지 한 달간 열리는 ‘2023하동세계차엑스포’를 통해 하동 야생차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 차를 주제로 정부가 승인한 국제행사는 이번 하동차엑스포가 처음이다.

지난 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임금님에게 지리산 명품 하동차(茶)를 올리는 '왕의 차' 진상 의례를 재현했다.연합뉴스

지난 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임금님에게 지리산 명품 하동차(茶)를 올리는 '왕의 차' 진상 의례를 재현했다.연합뉴스

지난해 하동야생차문화축제'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하동야생차문화축제' 모습. 연합뉴스

다음 달 '2023하동세계차엑스포' 열려
이번 엑스포는 ‘자연의 향기, 건강한 미래, 차’라는 주제로 열린다. 세계 차를 시음하고, 시배지 투어, 명상 요가 등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행사가 준비돼 있다. 행사 기간 외국인을 포함해 135만명 이상이 하동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하동세계차엑스포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이번 엑스포를 통해 경남 지역 생산 유발 효과 1892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753억원, 일자리 창출 등 취업유발 효과 2363명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조직위에서 하동세계차엑스포를 알리기 위해 서울 청계광장에서 조선 시대 왕께 하동산 ‘햇차(茶)’를 올렸던 진상의례를 재현한 대규모 행사가 열렸다. 서울 한복판에 등장한 조선시대 왕과 대규모 퍼레이드에 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이를 지켜봤고, 일부는 손뼉을 치며 행진을 따르는 등 호응을 얻었다.

하승철 하동군수는 “다음 달 열리는 행사는 우리나라에서 차(茶)와 관련해 최초로 국제행사 승인을 받은 엑스포다”며 “1200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하동 차 문화를 통해 한국 차 산업이 세계 차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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