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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안쪽' 테니스는 '바깥쪽' 아프다...MZ 울리는 '엘보의 비밀' ['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중앙일보

입력

‘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진료실 담소)
칼럼1) 환자는 세상을 보여주는 창(窓)

의사에게 진료실은 삶의 터전이다.
환자와 소통하는 공간이자 희노애락을 느끼는 인생의 배움터다.
또한 환자들을 만나며 세상의 흐름도 살짝 엿볼 수 있는 사랑방이기도 하다.

2000년 초반부터 우리사회에 유행했던 단어들은 ‘웰빙’과 ‘힐링’를 거쳐 워라밸, 욜로(You Only Live Once), 소확행 등 시대에 따라 변화했다.
통증과 재활 환자들이 찾아오는 내 진료실의 주고객은 중년 여성들과 장년층이다.

하지만 2020년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빼앗은 코로나가 터지면서 변화가 생겼다. 2030 MZ세대 환자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이다.
중심에는 ‘골린이’와 ‘테린이’가 자리한다. 이 단어들은 골프 또는 테니스에 어린이를 합쳐 만든 신조어로 갓 입문한 초보자들을 뜻한다.

사진=중앙포토

사진=중앙포토

이들 대부분은 손가락부터 팔꿈치까지 이어지는 힘줄과 근육의 과사용으로 인한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했다. 골린이와 테린이의 증가는 건강도 챙기면서 코로나가 주는 답답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다.
또한 젊은 세대들의 뛰어난 SNS 활용능력은 골프장과 테니스장을 신나는 놀이터로 만들며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게 한 것도 한몫했다.

골린이와 테린이 환자의 비중은 2022년 중반까지 7:3으로 골프쪽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무게중심이 테니스 환자쪽으로 서서히 기울더니 요즘은 2:8로 역전됐다.

테니스의 약진은 골프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고, 실내테니스장이 늘면서 접근성도 좋고,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어서다.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고금리와 고물가 등 혹독한 경제한파의 영향이 컸다.
한번 나가는데 수십만원 드는 골프에 비해 몇 만원이면 해결할 수 있는 테니스가 실속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서다.

테니스 엘보 통증은 주방기구조차 들기 어려울 정도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중앙포토]

테니스 엘보 통증은 주방기구조차 들기 어려울 정도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중앙포토]

흔히 팔꿈치가 아프면 ‘엘보 왔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팔꿈치 안쪽이 아프고, 어떤 사람은 바깥쪽에 통증을 느낀다.
안쪽 손상을 골프 엘보, 바깥쪽 손상을 테니스 엘보라 부른다. 의학적 용어로는 각각 내측상과염, 외측상과염이다.

테니스 엘보는 백핸드할 때 팔꿈치 바깥쪽에 붙는 힘줄에 염증이 생기거나 손상에 따른 것이다. 반면 골프 엘보는 임팩트 순간 클럽 헤드가 땅에 닿을 때 손목이 뒤로 젖혀지면서 팔꿈치 내측의 힘줄에 염증과 손상이 따른다.

골프 엘보는 상급자, 특히 선수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그런데 골프를 하고난 뒤 팔꿈치 바깥쪽이 아픈 경우가 있다. 이는 진정한 의미의 골프 엘보가 아니며 초급자처럼 스윙 폼이 좋지 못할 때 생기는 것이다.

팔꿈치 손상은 통증이 오래가고 재발도 잘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통증이 생겼으면 2~3일 이내에는 냉찜질, 이후에는 온찜질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조기 등으로 팔꿈치를 보호하고 움직임을 줄이면서 체외충격파나 DNA 주사, 콜라겐 주사, 자가혈장주사 등으로 치료하면 통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이와함께 팔꿈치 주변 근육과 힘줄에 대한 마사지와 스트레칭, 아령 등으로 근력강화 운동을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좋다. 〈나영무 솔병원 원장〉

-2편에 계속-

〈나영무 원장은…〉

-現 솔병원 원장
-現 대한산악연맹 부회장, 現 대한빙상경기연맹 의무분과위원장
-現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 주치의
-前 축구국가대표팀 주치의(1996년~2018년)
-前 대한스포츠의학회 회장
-前 김연아, 박세리, 윤성빈, 차준환 등 국가대표 선수 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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