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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선친묘소에 돌 묻었다" 주장 남성, 2시간반 경찰조사

중앙일보

입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12일 자신의 부모 산소가 훼손당한 사실을 알렸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부모 묘소 현장 사진을 공개하며 "후손들도 모르게 누군가가 무덤 봉분과 사방에 구멍을 내고 이런 글이 쓰인 돌을 묻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라고 적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12일 자신의 부모 산소가 훼손당한 사실을 알렸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부모 묘소 현장 사진을 공개하며 "후손들도 모르게 누군가가 무덤 봉분과 사방에 구멍을 내고 이런 글이 쓰인 돌을 묻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라고 적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친 묘소 훼손과 관련해 실제 자신이 이 묘소 주변에 돌을 묻었다고 주장한 80대 남성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남성은 경찰조사에서 경주 이씨 문중 인사들이 지방선거를 앞둔 이 대표를 도우려 부모 묘소에 ‘생명기(生明氣)’라고 쓰인 돌을 묻었다고 하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 대표도 경주 이씨다.

7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30분쯤 이모(85)씨는 동석자가 함께한 가운데 2시간 30분가량 조사를 받았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와 함께한 사람, 돌에 적은 글자의 의미, 유족 동의 여부 등에 대해 진술했다. 진술 내용은 앞서 언론에서 밝힌 내용과 같은 취지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분묘 발굴 혐의 적용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이씨는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방선거 3일 전(지난해 5월 29일) 문중 인사들과 함께 경북 봉화군의 이 대표 부모 묘소에서 기(氣) 보충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2004년 전남도로부터 청자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아 도공을 양성하고 있으며, 풍수지리 전문가로도 활동하는 지관이다.

이씨는 “이 대표 선대 묘는 기가 많았으나 부모 묘소는 방향이 잘못돼 기가 약하다”며 “강진 고려청자가 생산됐던 강진군 대구면에서 돌덩이 6개를 가져가 ‘날 생(生)’ ‘밝을 명(明)’ ‘기운 기(氣)’ 한자를 새겨 봉분 가장자리에 묻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행위를 이 대표에게 알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선거가 임박했고, 함께 간 문중들도 이 대표와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몰랐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묘소가 훼손된 사진을 공개하며 “일종의 흑주술로 무덤의 혈을 막고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또는 양밥)”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93차 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93차 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스1

당시 민주당 경북도당도 논평을 내고 “이 대표를 공격하고 후손들이 잘못되게 하려고 주술의식을 행한 흔적이 분명하다. 21세기에 상상도 못 할 저주의 굿판을 벌인 경악스러운 사건”이라며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다 자신이 돌을 묻었다고 하는 남성의 주장이 나오자 이 대표는 6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더 이상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다만 복수난수(覆水難收·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는 뜻)라 했으니 악의 없이 벌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수사당국의 선처를 요청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씨에게 적용된 분묘 발굴 혐의의 경우 반의사 불벌죄나 친고죄가 아니어서 이 대표의 의사와 상관없이 행위 자체로 처벌될 수 있다. 경북경찰청은 이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 분묘 훼손 사실을 공개한 직후 강력범죄수사대 등 5개 팀 30명이 동원된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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