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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회복하자 술냄새 나는 지하철…하루에 13번 "토했어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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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내 토사물을 치우고 있는 직원. 사진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내 토사물을 치우고 있는 직원. 사진 서울교통공사

 일상회복으로 술자리 등이 잦아지면서 서울 지하철 내 취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하루 평균 약 13건의 토사물 신고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020~2022년까지 3년간 접수된 토사물 관련 민원은 총 1만3928건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약 13건에 달하는 수치다.

토사물 민원은 요일별로는 목요일~토요일, 시간대별로는 오후 9시 급증해 10시에 많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후 9시 이후 접수 건수는 전체의 70%에 육박한다. 공사는 주로 음주가 이루어지는 회식·모임 후 귀갓길에 토사물 관련 민원이 다수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토사물은 악취와 미관 저해를 일으켜 지하철 내 환경에 좋지 않지만, 이용객의 안전까지 위협한다. 보행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뛰어가던 승객이 토사물을 미처 보지 못하고 밟아 미끄러질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로 인한 안전사고도 매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4월 서울 지하철 7호선에서 하차한 승객이 토사물을 밟고 미끄러져 무릎을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이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 직원들은 대체로 휴지를 이용해 닦아낸 후, 손걸레나 대걸레로 사용해 마무리하는 방법으로 처리한다. 다만 토사물을 손수 처리해야 하므로 이에 대한 직원들의 고충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공사는 토사물 문제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순찰 강화에 나섰다. 또 미끄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일차적으로 토사물을 가릴 수 있는 가리개를 시범 제작해 활용한다.

취객 안전문제도 심각…음주 관련 사고비중 26%

음주 후 지하철을 이용할 때 에스컬레이터나 계단에서 몸을 가누지 못해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사고도 빈번하다. 지난해 발생한 안전사고 중 음주 관련 사고가 26.1%(1004건)를 차지했다.

음주 후 넘어지는 사고는 주취자 자신뿐 아니라 타인도 크게 다치는 위험한 사고로 번질 수 있다.

주취자가 지하철 직원에게 폭언·폭행을 가하는 '주취폭력'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2020~2022) 발생한 직원 대상 폭언·폭행 피해 532건 중 주취자에게 당한 사례는 237건으로, 전체의 44.5%에 달했다.

공사는 음주 관련 사고 방지의 중요성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알릴 예정이다. 음주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역에 포스터·현수막 등을 우선 부착하고, 역사 내 안내방송도 수시로 시행한다. 또한 행선안내게시기와디지털종합안내도 등을 통해 사고 위험을 알리는 홍보 영상을 송출한다.

김석호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단계적 일상회복 방침에 따라 그간 위축됐던 음주문화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이로 인한 문제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 확보와 쾌적한 환경관리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공사의 노력과 더불어, 고객 여러분들께서도 성숙한 시민의식과 함께 지하철을 이용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토사물이나 만취해 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인물 등 발견 시 신고는 ▶고객센터(1577-1234)에 문자 또는 통화 ▶공사 공식 앱 '또타지하철'(앱 실행 후 민원신고-환경민원) ▶역 직원에게 직접 알리기 등 방식으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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