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친환경차 판매비중, 2030년까지 55%로 올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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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성 기아 사장이 5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아의 전동화 전환 계획 등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목표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기아]

기아가 앞으로 5년간 연구개발, 시설투자 등에 32조원을 투입하고, 이 가운데 45%는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 사업에 집중한다.

기아는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2023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투자자의 날)’를 열고 주주와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중장기 사업 전략, 재무 목표 등을 공개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올해 목표치(320만 대) 대비 34.4% 증가한 430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현재 23% 수준인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55%(238만 대)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이 중 전기차 판매 목표는 160만 대다. 종전 목표보다 40만 대(33%) 끌어올렸다. 또 2030년 매출 160조원, 영업이익 16조원을 목표로 잡았다.

이런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지난해 대비 매출은 84%, 영업이익은 122% 증가해야 가능하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다. 기아는 지난해 반도체 공급난과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요 둔화에도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인 매출 86조5590억원, 영업이익 7조2331억원을 거뒀다.

전기차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거점 다변화도 추진한다. 유럽에서는 2025년부터 중소형 전기차를,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과 연계해 내년부터 여러 차급의 현지 생산을 추진한다. 중국에선 최근 공개한 EV5(콘셉트명)를 비롯해 중소형급 전기차를 생산한다. 인도에서도 2025년부터 소형 전기차를 만든다. 이를 통해 현지 내수는 물론 인근 신흥시장 수요에도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는 내년에 기아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구축한다. 기아는 현재 스토닉, 리오 등을 생산하는 오토랜드 광명을 전기차 제조시설로 전환 중이다. 이곳에서 EV9과 준중형 전기 세단 등을 생산한다. 아울러 기아는 올해 상반기 전기차 플래그십 모델인 EV9을 시장에 투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27년까지 총 15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또 이날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4대 핵심 상품 전략으로 ▶커넥티비티 서비스 ▶자율주행 기술 ▶퍼포먼스(성능) ▶디자인을 꼽고 이와 관련한 차별화한 상품 개발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차량 개발 체계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기반으로 전환한다. 신차 개발 속도는 높이고, 비용은 낮추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기아는 2025년 이후 출시되는 모든 신차에 커넥티비티 기술을 적용한다.

목적기반차량(PBV)을 중심으로 신사업도 구체화하고 있다. 오토랜드 화성에 조성되는 PBV 전용 생산공장을 통해 2025년 중형급 전용 PBV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후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된 PBV 로보택시, 소형부터 대형에 이르는 PBV 풀라인업을 구축한다. 기아는 이미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개발 단계의 전용 PBV를 글로벌 고객사에 공개하고 피드백을 반영하고 있다.

송 사장은 이날 올해 경영 목표에 대해선 “매출 97조6000억원(전년 대비 12.7% 증가), 영업이익 9조3000억원(28.6% 증가), 영업이익률 9.5%(1.1%포인트 상승)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