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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의 놀라운 위상...마스터스서 우즈·매킬로이와 연습라운드

중앙일보

입력

김주형과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왼쪽부터)가 16번 홀에서 물수제비 뜨기샷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김주형과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왼쪽부터)가 16번 홀에서 물수제비 뜨기샷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물 한 살 김주형에게서는 타이거 우즈의 향기가 난다. 무아지경 속에서 경기하는 것 같은 집중력, 송곳 같은 아이언샷, 포기하지 않는 의지, 꼭 넣어야 하는 퍼트는 넣고 마는 킬러 본능 등이다.

김주형은 우즈를 추앙한다. 그는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양용은이 우즈에 이기기를 원하지 않았다. 당시 7살에 불과했지만, 타이거 우즈의 팬으로 자랐기 때문에 양용은의 승리에 실망했다”고 했을 정도다. 김주형은 이런 저런 인터뷰 때마다 우즈에 대한 어릴적부터의 팬심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김주형인 4일(한국시간) 마스터스 연습라운드에서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와 연습라운드를 했다. 비록 연습라운드지만 김주형이 우즈와 함께 라운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시경 드라이빙 레이지에서 만난 이들은 9시 10번 홀에서 함께 라운드를 시작해 9홀을 돌았다. 13번 홀 페어웨이에서 우즈가 샷을 한 후 김주형은 경사가 너무 심하다는 포즈를 짓기도 했다.

파 3인 16번 홀에서는 나란히 서서 물수제비 뜨기샷을 했다. 물수제비샷은 16번 홀에 있는 호수 표면을 튕기고 그린에 올리는 묘기샷이다. 성공하면 관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을 보낸다.

우즈와 매킬로이의 샷은 근사하게 물을 튕기고 날아갔지만 이 대회에 처음 참가한 김주형의 샷은 하늘로 날아가 그린에 떨어졌다.

우즈는 라운드 도중 매킬로이와 대화를 많이 했다. 둘은 반 LIV의 대표주자이며 함께 스크린 골프 비슷한 투어 대회를 만들고 있는 비즈니스 관계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즈는 김주형의 샷을 유심히 봤고 가끔 대화를 하기도 했다. 김주형은 “많은 이야기를 나눠 도움이 됐다”고 좋아했다.

김주형과 로리 매킬로이의 인연도 많다. 김주형은 지난해 10월 CJ컵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석에 앉아 매킬로이에게 “어린 나이에 거둔 성공은 어땠느냐”라고 질문했다. 매킬로이는 “내가 너의 나이였을 때는 너처럼 성공하지 못했다”며 “어린 나이에 성공한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 관리다. 너를 유혹하는 수많은 것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우즈와 매킬로이, 김주형은 모두 나이키 후원을 받는 선수다.

김주형은 지난해 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과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했다.

오거스타=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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