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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칼럼

아침의 문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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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부끄럼 많은 생애를 살았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은 주인공 요조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다자이는 예민한 천성의 소년 요조를 통해 인간의 나약함과 생의 허무함을 묘사했다. 고리대금업으로 부를 쌓은 대지주의 핏줄이라는 사실은 평생 그를 괴롭힌 죄의식의 원천이었다. 작가는 소설 속 요조처럼 여러 차례 자살을 기도했고, 1948년 서른아홉에 연인과 함께 강물에 투신해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