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이패드용 OLED 패널 선점하자” 삼성·LG 불꽃 경쟁

중앙선데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833호 13면

판 커지는 OLED 시장

애플 아이패드 프로. [사진 애플]

애플 아이패드 프로. [사진 애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대의 막이 오르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벗어나 태블릿 등의 디스플레이로 확장을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정보기술(IT) 기기용 디스플레이의 OLED 비중이 지난해 3.9%에서 2027년엔 23.6%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호탄을 터뜨린 건 애플이다. 현재 아이폰에만 적용 중인 OLED를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패드 10.9인치와 12.9인치 모델의 프로 라인에도 탑재하기로 알려졌다. 투 스택 탠덤(OLED 발광층을 두 계층으로 쌓는 방식), 소비전력을 낮추되 화면전환이 부드러운 저온다결정산화물 박막트랜지스터(LTPO TFT), 하이브리드 OLED를 결합한 최상위 기술의 OLED 화면을 탑재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 OLED 아이패드 출하량은 800만~1000만대, 예상 출고가는 1500~1800달러 수준이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처음으로 OLED 화면을 적용한 아이폰X 출고가는 999달러로 전작 아이폰7보다 122%, 아이폰8보다 50% 높았지만,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며 “최상위 스펙을 탑재할 OLED 아이패드 또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엔 애플이 폴더블 기기에 대한 특허까지 취득하면서 OLED 적용은 더 확대될 거란 전망이다. 자체 발광구조를 가지는 OLED는 백라이트 없이 색 구현이 가능하고 얇고 가벼워 구부러지기 쉽기 때문이다. 기존 액정표시장치(LCD)는 뒤에 백라이트가 필요해 구부러지는 기판엔 적용하기 어렵다.

시장분석업체 CCS인사이트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내년쯤 폴더블 아이패드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LCD 쪽은 사실상 중국으로 점유율이 거의 넘어간 상태라 국내 업체들은 OLED로 대부분 전환 중”이라며 “OLED 시장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지만, 그만큼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장 점유율은 3년 전보다 낮아졌지만, 매출액은 오히려 늘었다(187억→232억 달러).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OLED 시장의 70%(2022년)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수익성이 높은 OLED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LG디스플레이(LGD), 중국 BOE 등의 도전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TV용 OLED 패널 생산에 주력했던 LGD는 3조3000억원을 투입해 내년 양산을 목표로 6세대 OLED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8세대 OLED 생산라인을 투자 계획 중에 있으며, 아이패드 OLED 생산은 기존 충남 아산공장 A3라인에서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BOE도 B12-3 라인 가동에 들어간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OLED 아이패드에 적용될 LTPO는 사실 BOE가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인데다 이제 막 공장을 준비하려는 상황으로, 빨라야 2026년쯤 소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D의 2파전에 더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nam.miga@joongang.co.kr

그래픽=남미가 기자 nam.miga@joongang.co.kr

우선 중소형 OLED에 주력해 온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다는 평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부터 아이폰 OLED 점유율에서 70% 가량 차지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OLED 제조에 적용되는 TFT 백플레인 공정 기술을 삼성디스플레이가 잘하고 있고, 수율(합격품 비율)이 높아 안정적으로 공급해왔기 때문에 이 점은 강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FT 백플레인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전기스위치을 여닫아주는 TFT가 기판에 올려진 공정 상태를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LGD는 지난해 아이폰 OLED 공급에 있어서 공급 차질을 빚었던 측면이 있고, 이제 수율이 올라온 상황이라 공급 안정성 측면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술적 측면에선 각자 강점이 있어 우위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문대규 순천향대 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스마트폰용 OLED에서 기술력이 독보적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상당히 유리할 수 있지만, OLED를 적층하는 탠덤 방식은 LGD가 많이 해왔기 때문에 강점을 가진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OLED로 변경하는 이유 중 하나가 LGD가 기존 스마트폰용 OLED 패널 대비 밝기와 수명을 3배 이상 개선할 수 있는 유기물 적층 기술을 먼저 개발했기 때문”이라며 “LGD가 아이폰용 OLED 패널 공급 점유율은 현 20%에 불과하지만, 아이패드용 OLED 점유율은 내년 70% 수준을 확보할 것으로 추정돼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휴대용 기기다보니 소비전력을 낮추는 LTPO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큰데, 이 기술은 두 업체 모두 보유 중”이라고 말했다. LTPO는 스마트폰보다 애플워치 시리즈4에 먼저 적용했는데 LGD에서 단독 공급했다. 스마트폰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갤럭시노트20울트라 모델에 처음 적용했다.

애플의 정책도 변수다. 김 연구원은 “LGD가 약 60~70%, 삼성디스플레이가 30~40% 점유율을 담당할 것”이라며 “LGD가 그간 애플의 IT 패널 생산을 담당하며 높은 기술 이해도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애플이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사실 애플의 공급망 다변화 정책상 2017년부터 아이폰 OLED를 삼성디스플레이가 70%가량 공급한 건 이례적”이라며 “이 때문에 LGD 쪽으로 아이패드 OLED 점유율이 기울 것은 분명하고 50% 이상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