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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대, 2학기부터 '챗GPT' 활용한 반도체 설계 강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대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가 올해 2학기에 ‘챗GPT를 이용한 AI반도체 설계’ 강의를 새로 열기로 했다. 30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학부 내에선 이미 강의계획서 초안을 만드는 등 세부 내용에 대해 고심 중이다. 지난 14일 공개된 챗GPT4.0 등 새로운 버전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대 관정도서관. 중앙포토

서울대 관정도서관. 중앙포토

챗GPT를 활용하면 이미 대부분 사람의 손을 떠나 90% 이상 코딩을 통해 이뤄지는 AI반도체 회로 설계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해당 학부의 설명이다.

이혁재 전기‧정보공학부 학부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지금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강자 엔비디아가 시장을 석권하고 있지만, 곧 AI를 위한 전문 반도체 시장이 열린다”며 “아직 승자가 없는 이 분야에서 혁신적인 한국의 설계 전문인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의 신설 이유를 밝혔다. 서울대는 지난 29일 한국팹리스산업협회와 시스템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MOU)도 체결하며 관련 산학 협력을 늘리고 있다.

미국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서울대는 생성형 AI가 떠오르면서 새롭게 등장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도 다음 학기 강의에서 다룰 예정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대화를 통해 생성형 AI를 훈련시켜 더 정확한 답변을 이끌기 위해 다양한 프롬프트(prompt·명령어)를 만들어 질문하는 방법이다. 미국의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은 최근 프롬프트 엔지니어 구인 공고를 올리면서 연봉 최대 33만5000달러(약 4억4000만원)를 주겠다고 발표했다.

임하진 서울대 정보문화학 교수는 “이미 1학기 강의도 일부분 생성형 AI 관련 내용을 반영해서 진행 중”이라며 “이 부분을 다루지 않고는 AI 수업을 한다고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등 분야도 빠르게 수업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인문대학 종교학과에서도 “챗GPT에 무엇을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를 다루는 강의를 1학기부터 편성했다.

다만 강의에서의 챗GPT 등 생성형 AI 활용 범위를 두고는 서울대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뤄지고 있다. 이를 이용한 논문‧과제 작성의 정당성 문제 때문이다. “효율적 학습을 위해 챗GPT 사용이 적극적으로 장려될 수 있다”(임정묵 서울대 교수협의회장)는 의견이 우세하긴 하지만, “인문학 등 학생의 창의적 사고가 필요한 분야 교수들의 고심이 많은 것도 사실”(서울대 A 교수)이란 반응도 있다. 중앙대 사회과학대의 한 강의에선 최근 “챗GPT를 활용해 표절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는 일도 있었다.

전창배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은 “AI를 활용하되, 출처 사용 여부를 명확히 밝히는 등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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