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다 김일성 초상화 가리켰다고…6개월 임신부 공개처형" [北인권보고서 첫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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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평천일용필수품공장 노동자들의 사진을 싣고 "(일꾼이) 작업의 쉴 참에 종업원들에게 당 정책을 알기 쉽게 해설해주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평천일용필수품공장 노동자들의 사진을 싣고 "(일꾼이) 작업의 쉴 참에 종업원들에게 당 정책을 알기 쉽게 해설해주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스1

북한에서 임신 6개월이던 한 여성이 집에서 춤추다 손가락으로 김일성의 초상화를 가리킨 게 문제가 돼 공개 처형됐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30일 공개됐다.

통일부는 2017∼2022년 탈북한 탈북민 508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북한의 인권유린 상황이 담긴 '2023 북한인권보고서'를 이날 공개했다. 보고서는 2017년부터 매년 작성됐지만 일반에 내용이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중국에서 강제 송환된 북한 여성이 구금시설에서 낳은 아기를 중국 아이란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계호원(교도관)이 살해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017년에는 집에서 춤추는 한 여성의 동영상이 시중에 유포됐는데, 당시 임신 6개월이었던 이 여성은 손가락으로 김일성의 초상화를 가리키는 동작이 문제가 돼 공개 처형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교화소에서 도주하다 붙잡힌 수형자가 처형되는 것을 목격한 동료 재소자들의 증언들도 있었는데, 도주한 수감자의 목을 밧줄로 묶어 정문 꼭대기에 매달아 총을 3발 쏜 뒤 시체를 땅에 내려놓고 수형자들에게 돌을 던지게 했다고 한다.

또 한국영상물 시청·유포 등의 이유로 사형이 집행되는 경우도 많았다.

2020년 양강도에서 한 남성이 중국에서 한국 영상물을 유입해 주민들에게 유포한 행위로 공개 총살됐고, 2018년에는 하이힐, 화장품 등 한국제품을 몰래 팔다 체포된 사람들이 역시 공개 총살됐다는 증언이 있었다.

가부장적인 분위기의 북한 사회에서 여성은 가정, 학교, 군대, 구금시설 등에서 각종 폭력에 노출돼 있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구금시설에서 소지품을 검사한다며 나체 검사를 하는가 하면 여성의 질 내부까지 직접 확인하고 남성 계호원에 의한 자궁 검사까지 자행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아울러 생체실험이 당사자 동의 없이 실시되고 있다는 증언도 있었는데, 생체실험은 주로 83호 병원 또는 83호 관리소로 불리는 곳에서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나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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