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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호흡기 감염으로 입원…부활절 행사 변동되나

중앙일보

입력

프란치스코(86) 교황이 호흡기 질환 치료를 위해 이탈라이 로마에 있는 병원에 입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가운데)이 29일 바티칸시국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주간 일반 알현을 마치고 차에 올라타는데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가운데)이 29일 바티칸시국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주간 일반 알현을 마치고 차에 올라타는데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A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최근 호흡 곤란을 호소해온 교황이 이날 이탈리아 로마의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해당 호흡기 질환이 코로나19는 아니며 다만 수일간의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바티칸시국에서 열린 주간 일반 알현에 미소를 띠고 신자들에게 인사하는 등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교황 전용차에 올라탈 때는 주위의 도움을 받으며 얼굴을 찡그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후 교황은 인근 제멜리 병원으로 이동해,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검사를 받았다. 교황청은 “예정된 검진”이라면서 검사 결과는 양호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TV 인터뷰가 예고 없이 취소되면서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서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1세 때 늑막염으로 폐 일부를 절제하는 등 크게 앓았던 적이 있다. 지난 2013년 교황으로 선출된 후에도 여러 차례 건강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 2021년 7월에는 결장 협착증 수술을 받은 후 제멜리 병원에 10일간 입원했다.

지난해 5월에는 무릎 통증이 심해지면서 휠체어를 타고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 순방을 미루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 달 전 심한 감기로 일부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9일 바티칸시국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간 일반 알현을 마치고 휠체어에 앉아 있다. 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9일 바티칸시국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간 일반 알현을 마치고 휠체어에 앉아 있다. EPA=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고령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건강 문제로 직을 계속해 수행하기 어려울 경우, 전임자인 고(故) 베네딕토 16세처럼 사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교황은 기본적으로 선종 전까지 재임하는 종신제로 유지되어 왔지만, 지난 2013년 베네딕토 16세가 600여년 만에 건강상의 이유로 이 관례를 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직 초기에는 '몇 년간만 재임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으며, 건강이 악화될 경우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하지만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교황이 사임하는 것이 하나의 유행이나 일반적인 일처럼 돼서는 안 된다”며 “(사임은) 당분간 나의 일정과 계획에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의 갑작스러운 입원으로, 부활절(4월 9일) 관련 여러 종교 행사 일정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교황은 다음달 2일 종려주일을 시작으로, 6일 성목요일, 7일 성금요일, 8일 파스카성야, 9일 부활대축일로 이어지는 부활절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었다. 현재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달 31일 예정된 알현 계획은 모두 취소했고, 종려주일 미사 집전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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