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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준 기회…삼성·현대차·LG ‘라마단 대목’ 만났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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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방역 제약 없이 열리는 ‘라마단’을 맞아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 개관한 ‘스마트싱스 홈’에서는 다양한 제품 간의 연결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연합뉴스]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방역 제약 없이 열리는 ‘라마단’을 맞아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 개관한 ‘스마트싱스 홈’에서는 다양한 제품 간의 연결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연합뉴스]

국내 기업들이 중동 지역에서 ‘라마단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무슬림의 성월(聖月) 라마단은 금식과 금욕을 하는 기간이지만, 역설적으로 소비가 급증해 ‘신이 내린 비즈니스 기회’라고 불리기도 한다. 특히 이번 라마단은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방역 제약 없이 열려 기업들은 중동·동남아 지역을 공략할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라마단이 시작한 지난 23일(현지시간)부터 TV·휴대폰·가전제품 등에 대해 특별 할인전을 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 소비자가 대상이며 온·오프라인에서 동시 진행 중이다.

또 ‘라마단을 스마트하게 연결하라’라는 주제의 캠페인도 펼친다. 스마트싱스는 가전제품과 정보기기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삼성이 최근 강조하는 ‘초연결 경험’을 제공한다. 라마단 기도 시간에 맞춰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TV·조명 등 전자기기를 모두 꺼 영적인 공간을 만들거나, 달이 뜨고 금식 시간이 끝나면 다시 홈 엔터테인먼트를 작동시키는 식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오마르 사이브 삼성전자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마케팅이사는 “중동에서 스마트싱스 앱 사용자는 2000만 명 이상”이라며 “앱을 활용하면 가전을 손쉽게 관리해 라마단 기간 소중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동 지역의 스마트싱스 사용자가 향후 3개월마다 100만 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중동지역에서 라마단 기간에 맞춰 특별 할인 판매를 펼치고 있다. [사진 현대차 웹사이트]

현대자동차는 중동지역에서 라마단 기간에 맞춰 특별 할인 판매를 펼치고 있다. [사진 현대차 웹사이트]

다른 기업도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라마단 기간을 맞아 지난 8일부터 내달 31일까지 일부 모델을 특별 할인 판매한다. 아제라와 투싼, 산타페, 쏘나타, 엘란트라, 액센트, 크레타, 코나 등이 대상이다.

LG전자 이집트 법인도 라마단 기간 중 온라인몰 5% 할인, 쿠폰 제공 등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달 초 UAE 두바이에서 코로나19팬데믹 이후 첫 지역 밀착형 신제품 발표회를 열었다. 이어 라마단 기간에 맞춰 70·80형대 초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QNED TV를 중심으로 라마단 판촉을 진행 중이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LG전자 OLED TV의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70%를 넘는다.

이슬람력은 윤달이 없어 해마다 라마단이 조금씩 빨라지는데, 올해는 23일 시작해 다음 달 21일에 끝난다. 무슬림들은 이 기간에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철저한 금식과 금욕을 한다. 대신 해가 진 뒤에는 마음껏 음식을 즐길 수 있다. TV 시청률과 소셜미디어(SNS) 사용량도 급증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라마단 기간 중 주로 식품·자동차·가전·장신구 소비가 증가한다. 중동인들은 고가 사치재를 일부러 라마단 할인 행사 때까지 기다렸다가 구매하기도 한다. 최근 코로나19 기간에는 사회적 모임 금지, 야간 통행금지, 모스크(이슬람교 사원) 내 기도 금지 등 방역 조치에 경기 침체까지 더해지며 라마단 특수를 누리기 어려웠다. KOTRA 관계자는 “올해는 대부분의 중동 국가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해제해 소비 진작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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