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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투명한 공익법인이 꽃피울 기부문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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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김태호 국세청 차장

김태호 국세청 차장

평생 모은 재산을 의료재단에 기부한 말기 암 환자, 50여년간 김밥 장사로 모은 돈을 공익재단에 기부한 어르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한 사연이 전해질 때마다 감동이 뒤따른다. 이런 기부는 자신이 내놓은 소중한 재산을 공익법인이 목적에 맞게 사용할 것이라는 신뢰가 기반이 된다.

공익법인이 신뢰를 얻어야만 기부 문화가 확산하고 지속할 수 있다. 기빙코리아(Giving Korea)의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부자는 기부할 단체를 선정하는 데 있어 해당 단체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중요하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명성과 신뢰성’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는 응답자가 전체의 62.5%에 달했다.

신뢰의 시작은 공익법인이 회계정보를 투명하게 공시하는 것부터다. 공익법인은 매년 재무제표와 기부금 수입 및 지출 내역 등을 국세청 홈택스를 통해 직접 공시해야 한다. 법인의 주요 목적사업이나 기부금을 사용한 내역 등도 모두 공시 대상이다. 이 같은 공시 자료는 기부자가 어디에 기부해야 기부금이 더 소중하게 쓰일 수 있는지 선택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공익법인은 회계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공익사업을 홍보하고, 기부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공시제도가 기부자와 법인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최근 공익법인의 불성실 공시가 수차례 사회적 논란이 됐다. 공익법인의 회계 투명성 강화 요구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국세청은 이러한 요구에 발맞춰 2021년 공익중소법인지원팀을 신설했다. 또 공익법인이 투명하게 공시할 수 있도록 각종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지원을 강화해가고 있다. 예컨대 지난 1월엔 ‘국세행정 역량강화 TF’ 논의를 거쳐 공익법인이 공시 의무를 확인하고 신고할 수 있는 ‘공익법인 종합안내 포털’을 개통했다. 홈택스에 분산돼 있던 공익법인 신고메뉴를 한 곳으로 통합해 신고 불편을 최소화했고, 세무 도움을 주기 위한 뉴스레터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국세행정 포럼에서 제기된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올해 5월부터는 공익법인의 재공시 이력을 모두 조회할 수 있도록 공시 열람 방식을 개선한다. 현재는 가장 최근 공시 내용만 조회할 수 있고, 수정한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부실 공시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와 개선에 나선다.

공익법인의 투명한 공시는 기부자의 신뢰를 높이고 건전한 기부문화를 조성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국민의 소중한 기부금이 제대로 쓰이고 나눔 문화가 사회에 아름답게 꽃 피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김태호 국세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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