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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도중 발견 후 만져선 안 된다…'네모 형태' 어묵의 정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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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광견병을 예방하기 위해 뿌린 미끼 백신. 연합뉴스

야생동물 광견병을 예방하기 위해 뿌린 미끼 백신. 연합뉴스

산책이나 등산 도중 네모난 형태의 어묵(사진)을 보면 만져선 안 된다. 서울시가 28일부터 광견병 전파를 막기 위해 살포한 예방약으로 사람의 체취가 묻으면 야생동물이 먹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야생 너구리로부터 광견병이 전파되지 않도록 양재천, 안양천 등 시 경계 하천과 서울 둘레길에 ‘야생동물 광견병 미끼 백신’ 3만7000개를 28일부터 5월 8일까지 살포한다”고 이날 밝혔다.

미끼 백신은 서울 외곽을 둘러싸는 차단 띠 형태로 총연장 145km 구역에 살포된다. 구체적인 살포 지역은 너구리 주요 서식지인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관악산, 용마산, 관악산, 우면산, 대모산, 개화산 등과 양재천, 탄천, 안양천이다.

미끼 백신은 어묵으로 만든 먹이 큐브 안에 들어 있다. 야생동물이 이를 섭취하면 잇몸 점막을 통해 백신이 투약된다. 약 60여 종의 동물 실험을 거쳐 안전성을 입증받은 것으로 산책 중인 개나 고양이에게 유해하지 않다.

다만 시는 사람이 만지면 체취가 묻어 야생동물이 먹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만지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야생동물이 섭취하지 않은 미끼 백신은 살포 후 30일 뒤 수거될 예정이다.

시는 2006년 은평구 야생 너구리에서 광견병이 발생한 이후 야생동물용 미끼 백신을 살포해왔다. 광견병에 걸린 야생동물에 사람이 직접 노출될 가능성은 적지만, 반려동물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2년 경기도 연천에서 한 농부가 야생 너구리와 접촉한 개에게 물려 광견병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미끼 백신을 살포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단 한 번의 광견병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은 “미끼 백신은 야생동물 단계부터 인수공통감염병인 광견병을 예방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이번 미끼 백신 살포사업을 통해 시민과 반려동물이 모두 광견병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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