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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후보없는 전주을…무소속 주자들 ‘윤 대통령 때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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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면

4·5 전주을 재선거에 출마하는 무소속 임정엽, 무소속 김광종, 국민의힘 김경민, 진보당 강성희, 무소속 김호서 후보(왼쪽부터). [연합뉴스]

4·5 전주을 재선거에 출마하는 무소속 임정엽, 무소속 김광종, 국민의힘 김경민, 진보당 강성희, 무소속 김호서 후보(왼쪽부터). [연합뉴스]

다음 달 5일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회의원 재선거를 치르는 전북 전주시을 후보들이 이른바 ‘윤석열 대통령 때리기’에 나섰다. 호남 맹주인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진보 성향이 강한 지역 민심을 파고들기 위해 누가 더 세게 대통령을 비판하는지 경쟁하는 모양새다.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5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국민의힘 김경민, 진보당 강성희, 무소속 임정엽·김광종·안해욱·김호서(기호 순) 등 6명이 등록했다. 21대 총선에서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을 공천한 민주당은 “재선거 원인을 제공했다”며 공천을 포기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이던 임정엽·김호서 후보가 탈당했다.

애초 지역 정치권에선 완주군수를 지낸 임정엽 후보와 2016년 총선 때 전주을에서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국민의힘 정운천 국회의원의 양강 구도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정 의원이 지난달 3일 “내년 22대 총선에서 선택받겠다”고 출마를 접으면서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야당과 무소속 후보들은 “여당과 정부를 심판하겠다”고 나섰다. 원내 3당인 정의당이 빠진 상황에서 진보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강성희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 대표자도 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임정엽 후보는 “이재명은 줄줄이 기소하면서 김건희는 조사다운 조사 한 번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쥴리 의혹’을 제기한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도협회장은 전북에 연고가 없는데도 지난 22일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당선되면 민주당에 입당하겠다”고 했다.

전북도의장을 지낸 김호서 후보는 정부가 발표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배상안에 대해 “굴욕적 외교 참사”라고 비판했다. 김광종 전 우석대 기획부처장은 “독일 뮌헨을 벤치마킹하겠다”며 출마했다. 무소속 후보 대부분은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점퍼를 입고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강성희 후보도 하늘색 점퍼를 택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3일 취임 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를 전주에서 열고 “(지도부) 전주 방문은 전주 발전, 전라북도 발전을 위한 마음도 함께 담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약속”이라며 김경민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민심은 아직 안갯속이다. 전주MBC가 지난 22일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 강성희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임정엽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M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전주을 유권자를 대상으로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강 후보는 25.9%, 임 후보는 21.3%를 기록했다. 이어 무소속 김호서 후보 15.2%, 국민의힘 김경민 후보 10.1%, 무소속 안해욱 후보 8.8%, 무소속 김광종 후보 1.1% 순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강성희 후보 지지율이 치솟으면서 ‘민주당 탈당파’ 단일화 여부가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이에 한병도 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은 “탈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복당은 안 된다”고 했다. 반면 박지원 민주당 고문은 지난 26일 도의회에서 “임정엽 후보가 당선되는 게 민주당을 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전주을 재선거는 임기 1년짜리지만 현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며 “민주당 후보가 나서는 내년 4·10 22대 총선은 올해보다 경쟁이 더 치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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