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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목동도 뚝…역전세난에 서울 아파트 전세 67% 하락 거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강남구 대모산에서 바라본 강남권 아파트의 모습. 뉴스1

서울 강남구 대모산에서 바라본 강남권 아파트의 모습. 뉴스1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10건 중 6건 이상이 직전 분기 대비 계약 금액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 약세가 이어지면서 최초 전세 계약금 수준(인상금액 5%이내)으로 2년간 전세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 비중은 2020년 8월 이 제도 도입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6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시스템의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순수 전세 거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조사 대상 5138건 가운데 3459건(67.3%)이 종전보다 계약 금액이 내려간 하락 거래였다.

이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동일단지, 동일면적에서 전세(보증부 월세 제외) 계약이 1건이라도 체결된 거래의 최고가격을 비교한 것이다.

최근 전셋값 하락으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는 데 애를 먹는 ‘역전세난’이 지속하는 가운데 신규 입주 단지가 많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 거래 추세가 뚜렷했다.

지난달 말 3375가구의 개포자이프레지던스(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가 입주한 강남구는 지난해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하락 거래 비율이 74.5%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목동 단지가 있는 양천구의 하락거래가 73.9%로 뒤를 이었다. 지난달 1772가구 규모의 흑석리버파크자이의 입주가 시작된 동작구가 71.9%로 그다음이었다.

성동구(71.4%)와 관악구(71.1%), 동대문구(71.0%), 용산구(70.1%) 등도 하락 거래가 70%를 넘었다. 반면 강북구와 종로구는 하락거래가 각각 51.3%, 52.0%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부동산 매물. 연합뉴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부동산 매물. 연합뉴스

고가 전세 거래는 줄었고 저가 전세 거래는 늘었다. 올해 서울 아파트 1분기 전세 거래 2만 9668건 가운데 보증금 4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45.5%로 직전 분기(37.7%)보다 7.8%포인트 증가했다.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중고가 아파트 전세 거래는 지난해 4분기 21.0%에서 올해 1분기 16.7%로 4.3%포인트, 9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는 10.2%에서 6.0%로 4.2%포인트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보다 올해 전셋값이 하락한 데다, 고금리 여파로 대출 부담이 적은 저가 아파트 거래가 늘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R114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신축 단지에서 싼 전세매물이 쏟아지면서 인근 아파트 전셋값도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역전세난으로 계약갱신권 사용 비중은 꾸준히 줄고 있다.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거래(1만 4082건) 가운데 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거래는 4704건(33.4%)으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이래 분기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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