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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천 불출마에 전주을 선거판 흔들…무소속은 '尹 때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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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자들이 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 16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등록을 마친 뒤 승리를 다짐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무소속 임정엽, 무소속 김광종, 국민의힘 김경민, 진보당 강성희, 무소속 김호서 후보. [연합뉴스]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자들이 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 16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등록을 마친 뒤 승리를 다짐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무소속 임정엽, 무소속 김광종, 국민의힘 김경민, 진보당 강성희, 무소속 김호서 후보. [연합뉴스]

민주당, 이상직 낙마 책임 '무공천'…6명 출마  

다음 달 5일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회의원 재선거를 치르는 전북 전주시을 후보들이 '윤석열 대통령 때리기'에 나섰다. 호남 맹주인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진보 성향이 강한 지역 민심을 파고들기 위해 누가 더 세게 대통령을 비판하는지 경쟁하는 모양새다.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5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국민의힘 김경민, 진보당 강성희, 무소속 임정엽·김광종·안해욱·김호서(기호 순) 등 6명이 등록했다. 21대 총선에서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을 공천한 민주당은 "재선거 원인을 제공했다"며 공천을 포기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이던 임정엽·김호서 후보가 탈당했다. 민주당은 2021년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에도 원인을 제공했지만, 후보를 냈다가 패배했다.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비례대표)이 지난 3일 3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전주을 재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비례대표)이 지난 3일 3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전주을 재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운천 불출마…진보당 약진

애초 지역 정치권에선 완주군수를 지낸 임정엽 후보와 2016년 총선 때 전주을에서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국민의힘 정운천 국회의원(전북도당 위원장) 양강 구도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정 의원이 지난달 3일 "내년 22대 총선에서 선택받겠다"고 출마를 접으면서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정 의원이 불출마하자 야당과 무소속 후보들은 "여당과 정부를 심판하겠다"고 나섰다. 진보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강성희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 대표자도 강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임정엽 예비후보가 지난달 7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국가 예산 증가율이 단체장의 소속 정당에 따라 차별이 두드러졌다"며 "국가 예산을 통한 지역 길들이기 아니냐"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임정엽 예비후보가 지난달 7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국가 예산 증가율이 단체장의 소속 정당에 따라 차별이 두드러졌다"며 "국가 예산을 통한 지역 길들이기 아니냐"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조사" "굴욕 외교" 尹 비판  

임정엽 후보는 "이재명은 줄줄이 기소하면서 김건희는 조사다운 조사 한 번 하지 않았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두둔했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쥴리 의혹'을 제기한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도협회장도 전북에 연고가 없는데도 지난 22일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당선되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겠다"고 했다.

4·5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3일 전북 전주시 용머리로에서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해욱 후보가 출근길 유세를 하고 있다. 안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과거 유흥주점에서 일했다는 '쥴리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뉴스1]

4·5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3일 전북 전주시 용머리로에서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해욱 후보가 출근길 유세를 하고 있다. 안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과거 유흥주점에서 일했다는 '쥴리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뉴스1]

김기현 전주 방문 "여당 지지" 호소

전북도의장을 지낸 김호서 후보는 정부가 발표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배상안에 대해 "굴욕적 외교 참사"라고 비판했다. "금융·제조업·대학 분야에서 탁월한 독일 뮌헨을 벤치마킹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김광종 전 우석대 기획부처장은 아직 정부 비판 성명을 낸 적은 없다.

무소속 후보 대부분은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점퍼를 입고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진보당 강성희 후보도 하늘색 점퍼를 택했다.

여당은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3일 취임 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를 전주에서 열고 "(국민의힘 지도부) 전주 방문은 전주 발전, 전라북도 발전을 위한 마음도 함께 담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약속"이라며 김경민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양당 정치 탈피를 내건 진보당 강성희 후보가 지난달 16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탈당파의 무소속 후보 단일화는 정당성 없는 정치적 야합"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원내 3당인 정의당이 빠진 상황에서 진보당은 도심 곳곳에 '군부 독재 10년보다 검찰 독재 1년이 더 징글징글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월급은 일본에서 받아라' 등 플래카드를 걸며 강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당 정치 탈피를 내건 진보당 강성희 후보가 지난달 16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탈당파의 무소속 후보 단일화는 정당성 없는 정치적 야합"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원내 3당인 정의당이 빠진 상황에서 진보당은 도심 곳곳에 '군부 독재 10년보다 검찰 독재 1년이 더 징글징글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월급은 일본에서 받아라' 등 플래카드를 걸며 강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주MBC 여론조사 강성희·임정엽 선두권 

민심은 아직 안갯속이다. 전주MBC가 지난 22일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 강성희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임정엽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M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전주을 유권자를 대상으로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강 후보는 25.9%, 임 후보는 21.3%를 기록했다.

이어 무소속 김호서 후보 15.2%, 국민의힘 김경민 후보 10.1%, 무소속 안해욱 후보 8.8%, 무소속 김광종 후보 1.1% 순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약체로 꼽히던 강성희 후보 지지율이 치솟으면서 '민주당 탈당파' 임정엽·김호서 후보 단일화 여부가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이덕춘 변호사가 지난해 12월 13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민주당 무공천 결정으로 출마를 포기한 이 변호사를 비롯해 양경숙 국회의원, 최형재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이정헌 전 JTBC 앵커 등이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집토끼(지지층) 단속에 나섰다. 한병도 전북도당 위원장은 이달 초 "민주당 탈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복당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덕춘 변호사가 지난해 12월 13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민주당 무공천 결정으로 출마를 포기한 이 변호사를 비롯해 양경숙 국회의원, 최형재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이정헌 전 JTBC 앵커 등이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집토끼(지지층) 단속에 나섰다. 한병도 전북도당 위원장은 이달 초 "민주당 탈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복당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

정치권 "민심 바로미터…내년 총선 더 치열" 관측

정치권에선 "전주을 재선거는 당선돼도 임기 1년짜리지만 현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전북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며 "민주당 후보가 나서는 내년 4·10 22대 총선이 올해보다 더 치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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