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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가치’서 삶의 지혜와 문명의 영감 얻는다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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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2호 12면

이강연 전통가마 기능전승자가 만든 어막차(왕이 이용하던 간이 시설). [사진 아름지기]

이강연 전통가마 기능전승자가 만든 어막차(왕이 이용하던 간이 시설). [사진 아름지기]

서울대학교미술관(관장 심상용)과 재단법인 아름지기(이사장 신연균)가 협업해 시간과 전통을 주제로 마련한 기획전 ‘시간의 두 증명-모순과 순리’가 24일 개막했다. 전시는 서울대 미술관에서 5월 28일(일)까지 이어진다. 전시 작품은 의·식·주를 기반으로 현대인의 삶의 단면을 포착한 백남준·서도호 등 현대미술작가들의 작품 75점과 이건민 작가의 ‘노마드 제사상’ 등 전통의 아름다움을 구현하면서도 오늘날의 쓰임새에 맞게 편의를 확보한 재단법인 아름지기의 소장품 약 100여 점으로 구성됐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비대면 소통의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사회적 상호작용을 맺고 교류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 또한 늘어났다. SNS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공간에선 현실 속의 나와는 다르게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삶을 사는 이들도 늘고 있다. ‘시간의 두 증명-모순과 순리’ 전시는 이렇게 현실에서 고립되고 파편화된 초개인주의적 삶을 사는 현대인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전통의 가치’를 제안한다. 전통은 함께 공유하는 상징과 믿음을 통해 서로 소통하지 않아도 공명하는 공동체를 만들기 때문이다.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장은 “의·식·주에 녹아있는 우리의 전통과 가치관 그리고 지혜에서 오늘날의 삶과 예술, 더 나아가 문명의 길을 밝힐 영감을 구하고자 전시를 기획했다”며 “현재라는 동굴에서 빛으로 나오기 위해 과거로부터 들어야한다는 것이 두 기관의 일치하는 공명 경험이었기에 가능한 협력이었다”고 했다.

신연균 아름지기 이사장은 “선조들의 일상을 담아내었던 우리의 전통문화를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외형이 지닌 아름다움 이면에 담긴 삶에 대한 지혜와 절제하고 자연스러우며 격조 있는 태도를 발견하게 된다”며 “서울대미술관이 소장한 현대미술과 아름지기의 소장품들이 씨실과 날실처럼 자연스레 스며들도록 기획된 이번 전시가 내일에 대한 단서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24일 오후 진행된 개막식에는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유홍림 서울대 총장 등 100여 명의 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4월 28일(금)에는 전시와 함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류와 전통, 한국 미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전시연계 심포지엄도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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