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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바뀌니, 국가 위해 희생한 분들 희망 보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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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윤청자 여사

윤청자 여사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안보에 관심이 커지고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도 희망이 보여 다행입니다.”

천안함 폭침으로 막내아들 고(故) 민평기 상사를 잃은 윤청자(80·충남 부여군·사진) 여사는 서해수호의 날 행사를 하루 앞둔 2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윤 여사는 “시골 촌구석에 사는 무식쟁이가 보면 (지도자는) 그래도 양심이라는 게 있어야 하는 데 안 보이다가 정권이 바뀌니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서해수호의 날 기념행사는 2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2002.6.29), 천안함 피격(2010.3.26), 연평도 포격전(2010.11.23)에서 산화한 서해 수호 55용사와 참전 장병들의 공헌을 기리고 안보의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했다. 2016년부터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기념한다.

윤 여사는 “오늘(23일) 저녁 유족들이 모여 회의를 열고 해군이 준비한 만찬에도 참석할 예정”이라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기념식에 참석했지만 매번 애통한 마음이었다. 이번엔 대통령이 유족과 국민을 위해 좋은 말씀을 해준다는 뉴스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 맞는 ‘서해수호의 날’에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낼 예정이란 언론 보도를 접하면서다.

윤 여사는 2020년 3월 기념식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다가가 “이게 누구의 소행입니까”라고 거듭 물어 “북한 소행이란 게 정부의 공식 입장”이란 답을 받았다.

윤 여사는 “이번에도 발언 기회가 주어진다면 ‘천안함 폭침을 교과서에 기록하고 초·중·고에서 의무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여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교과서 기록을) 건의했지만, 야당(당시 민주당)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고 문재인 정부 때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며 “왜 유족을 힘들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실에 따르면 2020년 한국사 교과서를 새로 선정한 전국 고교 1893곳 가운데 1310곳(69.2%)의 교과서가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실을 기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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