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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유족 윤청자 여사 "정권 바뀌고 나니, 달라지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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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안보에 관심이 커지고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도 희망이 보여 다행입니다.”

천안함 폭침으로 막내아들 고(故) 민평기 상사를 잃은 윤청자(80·충남 부여군) 여사는 서해수호의날 행사를 하루 앞둔 23일 중앙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윤 여사는 “시골 촌구석에 사는 무식쟁이가 보면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그래도 양심이라는 게 있어야 하는데 보이지 않았는데 정권이 바뀌고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서해수호의 날 기념행사는 2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2002.6.29), 천안함 피격(2010.3.26), 연평도 포격전(2010.11.23)에서 산화한 서해 수호 55용사와 참전 장병 공헌을 기리고 안보의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했다. 2016년부터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기념한다.

지난해 6월 9일 윤석열 대통령과 천안함 희생자 고(故) 민평기 상사 모친 윤청자 여사가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호국영웅 초청 소통식탁' 행사에서 아들 민 상사의 사진을 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지난해 6월 9일 윤석열 대통령과 천안함 희생자 고(故) 민평기 상사 모친 윤청자 여사가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호국영웅 초청 소통식탁' 행사에서 아들 민 상사의 사진을 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여사는 “오늘(23일) 저녁 유족들이 모여 회의를 열고 해군이 준비한 만찬에도 참석할 예정”이라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기념식에 참석했지만, 매번 애통한 마음이었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유족과 국민을 위해 좋은 말씀을 해주신다는 뉴스를 듣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 이후 처음 맞는 ‘서해수호의 날’에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당선인 신분 때 기념식에 조화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3월 27일 열린 제7회 기념식 때 당선인 신분으로 장병 묘역에 조화를 보내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이들의 고귀한 희생에 큰 빚을 지고 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대통령에 취임하고 한 달 뒤인 지난해 6월 9일 천안함 희생 장병 유족과 생존 장병, 천안함 실종자 구조 과정에서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 유족 등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지난해 3월 25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7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유족들이 천안함46용사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해 3월 25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7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유족들이 천안함46용사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분향하던 중 윤청자 여사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분향하던 중 윤청자 여사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청자 여사 "북한이 좋으면 가서 살면 되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2020년과 2021년 두 번만 참석했다. 2020년 3월 기념식 당시 윤청자 여사가 문 전 대통령에게 “천안함이 누구 소행이냐”고 묻자 “북한 소행이란 게 정부의 입장 아닙니까?”라고 답한 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윤 여사는 "발언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통령에게)천안함 폭침을 교과서에 기록하고 초·중·고에서도 의무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여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교과서 기록을) 건의했지만, 야당(당시 민주당)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고 문재인 정부 때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며 “이북(북한)이 그렇게 좋으면 가면 될 텐데 왜 유족을 힘들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윤청자 여사 "교과서 기재 간곡히 부탁할 생각"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실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20년 한국사 교과서를 새로 선정한 전국 고교 1893곳 가운데 1310곳(69.2%)의 교과서가 천안함이 북한으로부터 폭침당한 사실을 기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참배 후 묘비 주변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참배 후 묘비 주변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 22일 천안함 장병 참배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2일 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46용사와 연평도 포격 도발 희생자 묘역을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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