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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GDP 140% 달하는 은행 괴물 태어났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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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스위스 UBS가 크레디트스위스(CS)를 초고속 인수한 데 따른 후폭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은행 위기’의 급한 불은 껐지만, 스위스 은행 산업의 위상이 흔들리는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는 평가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스위스 UBS가 CS를 인수함에 따라 스위스에서 수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의 임직원 규모는 글로벌 기준 12만명, 스위스 국내에 3만7000명가량이다.

스위스노동조합총연맹(SGB)은 “두 은행은 잔혹한 감원을 피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합병을 위해 스위스 정부가 90억 스위스프랑(약 13조원)을 지급 보증했다고 언급하면서다.

UBS 주가는 21일 스위스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12.12% 올랐다. UBS가 CS를 인수하면 세계 최고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JP모건체이스 등과 경쟁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스위스 1위 투자은행 UBS가 2위이자 경쟁자인 CS를 인수한 데 따른 시장 독점 우려도 만만찮다. 두 은행 자산을 합하면 스위스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40%에 달한다. 스위스 일간 NZZ는 “좀비(CS)는 가고, 괴물(합병 UBS)이 태어났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CS 인수 과정에서 스위스 당국이 독점 규제법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고, CS의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AT1) 투자자를 보호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정부와 대형은행들은 위기에 빠진 중소은행 퍼스트리퍼블릭(FRB)에 대한 지원책을 논의 중이다. FRB의 재무 상태를 악화시킨 자산을 떼어내거나, 소유 지분 제한을 완화하는 방법 등이 논의된다. 대출 부문을 포함한 사업 일부를 매각하거나,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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