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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69시간' 혼선에…여야, '메시지 단일화 필요성' 강조

중앙일보

입력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일자리정보 게시판에 붙어있는 구인구직 안내문에 근로시간이 적혀있다. 뉴스1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일자리정보 게시판에 붙어있는 구인구직 안내문에 근로시간이 적혀있다. 뉴스1

근로시간 유연화 개편안 '주 최대 69시간제'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이 사실상 번복되자 여야에서 '정부의 메시지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통령실은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적절한 상한 캡을 씌우지 않은 것을 유감으로 여기고 보완을 지시했다"고 밝혔으나 20일 "상한 캡을 씌우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면 대통령이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국민 의견을 수렴해서 (근로시간 개편안을 만들면) 주 60시간이 아니고 더 나올 수도 있다. 상한 캡을 씌우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면 대통령이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월 단위 근무 총량이 늘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주 60시간 이상'도 가능하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여야에선 이를 두고 69시간, 60시간 상한제, 60시간 이상 등 여러갈래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는 지적하며 '메시지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2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혼선이 심하다"며 "지금 행태를 보면 굉장히 부드럽지 않고 아마추어 같은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정리가 잘 안 된다"는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최종 입장을 정리해서 원보이스로 일관된 입장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 의원은 "69시간 돈 안 받고 더 일해라면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라며 "추가 노동을 하면 1.5배 주는 것처럼 하면 69시간 일하면 월급이 두 배가 넘는다. 월급 두 배 이상 줄 테니까 일 좀 더 해라 이러면 할 만하다"고 했다.

이어 "돈도 안 주고 일 더 하게 하고, 휴가도 제대로 보장이 안 되는 현실에 대해 정부가 명확하게 입장표명을 안 해 온갖 오해 거리가 쌓였다"며 "대통령실 반응도 원보이스로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지금 원보이스가 아니라 투보이스로 나오고 있다. 국민들한테 핵심을 (단순명쾌하게) 짚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20일 오후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와 인터뷰에서 "69시간 관련해서 황당하게 들었던 건 (노동부가) 대통령실에 보고 안 했다는 것이었다"며 "이쪽 말(대통령실)이 맞든 저쪽 말이 맞든 엄청난 참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대통령이 자기가 승인하고 자기가 딴소리 하는 걸 유체이탈이라 그랬는데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실은 유체이탈 수준을 뛰어넘어서 심신미약 상태에 빠져들었다"고 직격했다.

반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상한 캡에 대해 "노사가 정할 부분이지 법으로 캡을 씌운다, 아니라고 얘기할 수 없다"며 대통령실을 두둔했다. '주 69시간' 논란에 대해서도 "현재 근로기준법에 돼 있는 근로시간 체계로 봐도 69시간은 하도록 돼 있지만 그렇게 하는 회사들이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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