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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버려진 사담 후세인 요트…이라크 관광 명소된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06년 공개처형된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버려진 요트가 뜻밖의 관광 명물이 됐다.

17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0년 전 이라크전 당시 이라크 남부 강에 방치된 후세인 전 대통령의 요트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장소가 됐다.

이라크 전 대통령 사담 후세인의 요트였던 '알 만수르'. 로이터=연합뉴스

이라크 전 대통령 사담 후세인의 요트였던 '알 만수르'. 로이터=연합뉴스

이라크 남부 도시 바스라를 통과하는 사트알아랍 수로에는 길이 121m에 달하는 이 호화 요트가 뒤집힌 채 버려져 있다. 후세인이 생전 소유했던 요트 ‘알 만수르’다. 총 2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선내에 헬리콥터 이착륙장도 있다.

과거 허락 없이 아무나 접근할 수 없었던 요트는 이제 낚시꾼들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이 요트 위에 올라 종종 차를 마신다는 어부 후세인 삽바히는“이 요트가 전 대통령의 것이었을 때는 요트 근처에 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지금 내가 그 위에 올라가 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후세인은 2003년 3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바스라로 옮겼다. 그러나 미국이 주도하는 부대의 폭격을 당했고, 샤트알아랍 수로에서 전복됐다. 후세인은 이 요트를 타보지 못했다. 후세인 정권이 완전히 몰락하자 요트 내부에 있던 샹들리에와 가구, 금속 구조물 등은 약탈당했다.

이라크 일각에서는 이 요트를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역대 정부에서 이를 위한 예산을 배정한 적은 없다.

이라크 교통부 소속 해군 대위는 "이 요트는 집에 고이 간직하고 있는 희귀 걸작과 같은 귀중한 보석"이라며 "이 요트가 이런 모습을 하고 있어 슬프다"고 말했다.

후세인이 소유했던 요트는 총 3척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중 한 척은 현재 바스라에서 호텔로 이용되고 있다.

미국은 2003년 3월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라크를 침공해 전쟁을 벌였고, 이 전쟁에서 패배한 후세인은 2006년 12월 전범재판에 회부돼 공개 처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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