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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영 “KAI 민간 매각 없어, 삼성·현대가 못 연 하늘길 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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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2050년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KAI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2050년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KAI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민간 매각설을 부정했다.

강구영 KAI 사장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이 손해 보고 국민의 비난을 받으면 매각을 통해 체질 변화할 수 있으나 지금은 놔두고 보자는 것이 정부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이어 “수요 측면에서 매각설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는 건 부정하지 않겠다”면서도 “항공 전력은 국가가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시장에 떠도는 매각설을 부인했다. 이어 “현재 (KAI가) 안정적으로 이익 내고 성장 가능성이 있어 사겠다는 회사가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공급 측면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9년 대우중공업과 삼성항공우주산업 등을 통합해 출범한 KAI는 2012년부터 민영화 시도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정권이 바뀌면서 KAI 민영화가 추진될 것이란 소문이 시장에서 꾸준히 나왔다. KAI의 최대 주주는 수출입은행으로 지분 26.41%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9.92%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다. 정부 의지에 따라 언제든 매각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다.

강 사장이 항공우주 산업의 특성상 안보와 연결돼 있기에 민영화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항공우주 전력의 70% 이상을 KAI가 담당하고 있고 이를 민간에 넘겼을 때 안보가 담보되겠느냐는 의문이 있다”며 “결국은 항공우주 전력은 국가가 통제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직원의 90% 이상이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며 “저한테는 임직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KAI는 이날 205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해 세계 7위 방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강 사장은 “향후 5년간 제품 개발과 미래 신기술 확도 등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6세대 전투기와 친환경 항공기에 탑재될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KAI는 지난해 매출 2조8000억원, 수주 8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올해 목표 매출은 3조8000억원이다. 수주 목표는 4조5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줄었다.

KAI는 단기 수익 확보를 위해서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수출 계약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강 사장은 “이집트는 현재 46대의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고 많게는 100대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아랍에미리트(UAE) 시장에서도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땅길과 바닷길을 삼성·현대·대우가 열었다면 이들이 열지 못한 하늘길은 KAI가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1982년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공군 참모차장, 합참 군사지원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9월 KAI 사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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