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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硏 "김주애 후계자 단정은 성급…결정적 증거 없어"

중앙일보

입력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함께 건군절(2월 8일) 75주년 기념연회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월 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함께 건군절(2월 8일) 75주년 기념연회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월 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여러 행사에 동행하고 있지만 후계자로 내정됐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주장이 나왔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연구위원은 13일 '북한의 4대 세습과 김주애'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의 혈통승계는 부자 세습 원칙이나 장자 승계 원칙이 없어 김주애의 후계자 가능성도 열려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정황 증거만으로 김정은이 김주애를 후계자로 내정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밝혔다.

오 연구위원은 "김주애의 후계자 내정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북한 내부 정보를 수집해서 교차 검증해야 하고, 그 정보들은 누구도 김주애가 후계자로 내정됐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수준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정은과 북한(조선)노동당이 김주애를 후계자로 내정했다는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기 전까지는 김주애를 후계자로 단정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며 김정은이 김주애를 후계자로 내정했다면 앞으로 직간접적 증거들이 흘러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의 자녀는 2010년생인 아들로 추정되는 첫째, 김주애로 추정되는 2013년생 둘째, 성별이 확인되지 않은 2017년생 셋째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그동안 부자세습의 관행을 고려할 때 건강한 아들이 있다면 그 아들이 권력을 세습할 가능성이 크지만 김정은에게 딸만 있다면 부녀세습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북한이 김주애를 공개함으로써 거둘 수 있는 정치적 효과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4대 세습의 공식화 ▶대내외 선전·선동 효과의 극대화 ▶북한 인민과 함께하는 로열패밀리의 모습 연출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짧은 기간에 진행된 권력세습으로 인해 엘리트들을 대규모로 숙청한 김정은은 김주애를 공개해서 4대 세습을기정사실화함으로써 엘리트들의 충성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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