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전 결승타 이정후 "국가대표 선수라면 끝까지 최선 다해야"

중앙일보

입력

김효경 기자

12일 체코와의 경기 뒤 인터뷰하는 이정후. 연합뉴스

간판타자다웠다. 체코전에서 결승타를 때려낸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정후는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체코전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첫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1사 3루에서 선제 적시타를 쳤고, 결승점이 됐다. 이번 대회 3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12타수 4안타(타율 0.333) 2타점. 상위 타선에서 꾸준히 제 몫을 해냈다.

1회 결승타를 때려내는 이정후. 연합뉴스

이정후는 경기 뒤 "앞에서 (김)하성이 형이 해결하려 했지만 아쉽게 잘 안됐다. 내야 땅볼이라도 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안타가 됐고, 결승타로 이어져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투수 공이 많이 느리지 않았나. 오랜만에 느린 공을 쳐서 타이밍을 잡는 게 힘들었는데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호주와 일본에게 패하면서 1라운드 탈락 위기에 몰렸다. 체코를 7-3으로 꺾고 첫 승을 따내 '경우의 수' 가능성을 살렸다. 13일 낮 12시 경기에서 체코가 연장전 없이 4점 이상을 내주며 호주를 이기면 한국에게 기회가 생긴다.

이정후는 "이기긴 했지만 이겼다고 좋아할 상황도 아니다. 다시 내일 경기 잘 준비해야 될 것 같다. 호주의 경기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당연히 끝까지 최선 다하는 게 국가대표 유니폼 입은 선수가 해야할 행동이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끝까지 뛰겠다"고 했다.

이번 대회 내내 이정후는 일본 취재진의 관심을 받았다. 이정후도 한일전에 대한 각오가 남달랐다. 하지만 4-13으로 완패했다. 이정후는 "솔직히 아직까지도 충격이다. 야구 인생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끝날 때까지 계속 생각날 것 같다. 분한 것도 있고 이게 뭐지 하는 생각도 있고 여러 감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쓰라린 패배지만, 이정후에겐 더 잘 하고 싶은 동기가 됐다. 이정후는 "실력 차이를 느꼈다. 개인적으로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들을 치게 돼서 좋았다. 일본 투수들의 공은 확실히 달랐다. KBO리그에서도 보지 못한 공이었다. 경기를 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고 돌아봤다.

도쿄(일본)=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