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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심미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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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예술감상을 즐기면 두뇌가 젊어진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3일 소개한 두뇌심미학자 수잔 막사먼(존슨홉킨스대 예술심리연구소장)의 연구결과다.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 전시장. 손바닥 크기 은지화의 디테일을 보여주기 위해 대형 스크린(가로 16m, 세로 3m)이 설치됐다. [뉴시스]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 전시장. 손바닥 크기 은지화의 디테일을 보여주기 위해 대형 스크린(가로 16m, 세로 3m)이 설치됐다. [뉴시스]

두뇌심미학은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이 두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분야다.
예술이 호사취미나 과시용 장식이 아니라 실제로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막사먼은 예술을 "'멋지니까 즐긴다'가 아니라 반드시 누려야할 즐거움"이라고 강조한다.
막사먼은 예술감상이 특히 알츠하이머나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라 주장한다. 우리 몸에서 정보를 분류ㆍ정리ㆍ처리하는 해마 (hippocampusㆍ대뇌피질 변연계 신경다발)가 치매의 첫번째 공격 대상인데, 여기에 자극을 주면 단기 기억을 활성화하고 치매를 예방해준다.
예술은 해마를 자극해주는 데 효과적이다. 음악이나 미술의 문화적 맥락과 소통이 운동보다 더 복합적인 효과를 준다. 가족조차 못알아보는 환자가 익숙한 리듬에 반응하는 것과 같다.
예술 감상이라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샤워하며 노래부르기, 하늘의 구름 감상처럼 주변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일상에서부터 즐겨야 한다. 보다 적극적으로 창작 행위를 해보는 것은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심미적인 가치에 대한 존중이다. 아름다운 것이 소중하다는 인식이다.
동양적 가치관도 다르지 않다. 장자의 ‘관수세심(觀水洗心)’도 결국은 같은 의미다. ‘물을 보면서 마음을 씻는다’는 것도 일상 속 심미적 활동으로 정신건강을 지킨다는 의미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