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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국정 전념토록 노력”…尹정부 힘싣기 나선 김기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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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에서 당정 일치를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 힘 싣기에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표는 9일 처음으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선거일인) 1년 전 오늘 위대한 우리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해 주셨다”며 “국민의힘은 한마음이 되어 국민의 행복을 위해 전진해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총선은 국민의힘의 미래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 나아가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인데 반드시 압승해 더불어민주당에 뺏긴 국회를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접견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축하난을 받고 있다.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접견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축하난을 받고 있다. 뉴스1

회의 직후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은 김 대표는 “그간 당이 정비가 안 돼 있어 대통령이 일하는 데 곤란한 점이 많이 발생했다”며 “대통령이 국정 현안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이준석 전 대표가 성 접대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받은 이후 임시 지도 체제를 이어오던 여당이 8개월 만에 정상화된 걸 강조한 것이다.

이에 이 수석은 “대통령이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는 것 같다”며 “당이 한 축이 돼서 대통령을 받쳐준다면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전날 윤 대통령의 당선 축하 전화를 받은 김 대표는 이날은 윤 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을 전달받았다. 윤 대통령은 13일 용산 대통령실로 새 지도부를 초청해 만찬을 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마친 후 남긴 방명록.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마친 후 남긴 방명록. 연합뉴스

김 대표는 첫날부터 야당 공세를 차단하는 데도 주력했다. 그는 이날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특검법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 “‘이재명 방탄’을 위해서 민주당이 온갖 일을 다 벌이고 있다”며 “과연 국민 정서에 부합하겠느냐. 민주당에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김 대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만남을 추진하는 등 대화 창구는 열어놓는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대한 협치를 추구하겠지만, 민주당의 그릇된 주장에는 강하게 대응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 당선 직후에도 “당장이라도 이재명 대표를 만나겠다”며 협치를 강조했었다.

친윤이냐 탕평이냐…첫 시험대는 사무총장 인선

김기현 대표의 첫 당직 인선에 대한 여권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친윤계의 전폭적 지지로 당선된 김 대표가 어떤 카드를 내놓느냐에 따라 전당대회 동안 불거진 당내 계파 갈등이 분수령을 맞을 수 있어서다. 특히 핵심 요직인 사무총장 자리가 관건이다. 당무를 총괄하는 ‘살림꾼’인 사무총장은 내년 4월 총선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되면 당연직 위원(부위원장)으로 참여하게 된다. 공관위원장이 있긴 하지만 역대 총선 시기 사무총장은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무총장은 어떤 인사를, 어느 지역에 공천할지까지 세세하게 정하는 자리”라며 “누가 사무총장이 되느냐에 따라 공천의 큰 그림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삼청동에서 유럽연합(EU) 특사단으로부터 결과 보고를 받고 오찬을 함께 한 모습. 왼쪽부터 이철규 의원, 윤 대통령, 김기현 대표. 뉴스1

지난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삼청동에서 유럽연합(EU) 특사단으로부터 결과 보고를 받고 오찬을 함께 한 모습. 왼쪽부터 이철규 의원, 윤 대통령, 김기현 대표. 뉴스1

당내에선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이 유력한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의 한 축인 장제원 의원이 이미 지난달 “차기 지도부에서 임명직 당직을 맡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만큼 당내 주류인 친윤계가 선호하는 이 의원이 유력한 카드로 떠오른 상태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선대위 전략기획부총장을 맡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당선인 총괄보좌역을 지냈다. 일각에선 사무총장과 보조를 맞출 조직부총장으로 또 다른 친윤계 핵심인 박성민 의원이 언급되고 있다.

김기현 지도부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거론되는 이만희(왼쪽), 김석기 의원. 연합뉴스

김기현 지도부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거론되는 이만희(왼쪽), 김석기 의원. 연합뉴스

다만, 당내에선 “둘 다 자리를 맡기보다는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반드시 공천에 관여할 수 있는 자리에 임명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천 실무 라인이 친윤계로만 꾸려지면 당내 비윤계 진영의 반발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특정 계파가 공천 라인을 장악하면 불공정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범(汎)친윤계인 성일종 의원의 사무총장 기용설도 나온다.

지명직 최고위원 한 자리도 관심이다. 현재로선 이만희(영천·청도), 김석기(경주) 의원 등 경북에 지역구를 둔 범친윤계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 대표 측 인사는 “울산 출신인 김 대표가 우리 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경북 쪽 인사를 임명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현재 최고위원 5명이 모두 친윤계인데, 지명직 최고위원마저 친윤계에서 뽑는다면 지도부가 자정 기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직 인선은 주말 동안 논의해 월요일에 밝힐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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