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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갈게" 전화 뒤 실종된 남편…8개월만에 벽장 미라로 발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일리노이주의 한 50대 남성이 실종 8개월 만에 자택 벽장 안에서 미라 상태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폭스59 등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6일 실종된 일리노이 중부 소도시 트로이에 사는 리처드 매지(53)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현지 경찰은 최근 결론 내렸다.

 벽장에서 미라 상태 시신으로 발견된 남편 리처드 매지와 그의 아내 제니퍼 매지. 사진 더스코티시선 캡처

벽장에서 미라 상태 시신으로 발견된 남편 리처드 매지와 그의 아내 제니퍼 매지. 사진 더스코티시선 캡처

리처드의 아내 제니퍼는 그가 사라진 이튿날인 작년 4월 27일 경찰에 “남편으로부터 ‘직장에서 조퇴하고 일찍 집에 간다’는 전화를 받은 것이 마지막 통화였다”며 실종 신고를 했다.

당시 제니퍼가 귀가했을 때 남편의 차가 집 앞에 주차돼 있었고 집 안에 지갑과 열쇠 등 소지품이 있었지만 정작 남편은 보이지 않았고 하루가 지나도록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부부가 살던 집을 수색했지만 특별한 흔적을 찾지 못했고 수사에 나섰지만, 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리처드는 결국 8개월 만인 작년 12월 11일 집 안 벽장에서 발견됐다.

제니퍼는 경찰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장식품들이 보관된 가방을 찾기 위해 벽장을 열었더니 그 안에 미라 상태의 시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리노이주 매디슨 카운티 검시소는 최근 리처드의 부검 결과를 발표하고 벽장 속 시신이 리처드로 확인됐으며, 사인은 자살이라고 결론 냈다.

경찰은 작년 4월 처음 실종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당시 리처드의 행방을 알 수가 없었다며 “그의 집 안에 수많은 물건이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차 있어 수색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그들이 ‘호더(hoarder)’로 판단됐다는 취지다. 호더는 쓰레기와 같은 가치 없는 물건을 버리지 않고 집 안에 쌓아두는 이른바 강박적 축적을 겪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경찰은 이어 “집 안에서 하수구 냄새 같은 것이 났고, 이후 제니퍼가 악취 신고를 해 다시 한번 수색에 나섰지만 아무런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고 부연했다. 경찰이 3번째 수색에 수색견까지 동원했지만 소용없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제니퍼는 당시 배관공에게 연락해 지하실 하수구에 뚜껑을 덮는 작업을 했고 악취는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검시소 측은 “시신에 남아있던 습기가 차차 마르고 미라 상태가 되면서 악취도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검시소 측은 아울러 리처드의 사망과 관련해 “피살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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