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WBC 오늘 개막
‘야구 월드컵’으로 불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8일 쿠바-네덜란드의 1라운드 A조 경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2006년 출범한 WBC는 2009년부터 4년마다 열렸다. 그러나 2017년 대회 이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5회 대회를 2년이나 미뤄야 했다. 한국은 2006년 4강, 2009년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최근 두 대회(2013·2017년)에선 잇따라 1라운드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설욕을 벼르는 한국은 14년 만에 4강 진출에 도전한다.
B조에 속한 한국은 일본 도쿄돔에서 호주(9일), 일본(10일), 체코(12일), 중국(13일)과 잇따라 맞붙는다. 조 1·2위가 2라운드(8강)에 오른 뒤 A조(대만·네덜란드·쿠바·이탈리아·파나마)에서 올라온 팀과 단판 승부로 4강 진출 팀을 가린다. 준결승과 결승은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WBC는 세계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들이 모이는 ‘별들의 전쟁’이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 주도로 출범한 대회여서 야구 국가대항전 중 유일하게 현역 빅리거들이 출전한다. 실제로 올해 WBC에 출전하는 선수 60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332명이 미국 프로야구 구단에 몸담고 있다. 그중 현역 빅리거는 186명이다.
MLB에서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던 최정상급 스타도 7명이나 된다. 미국 대표팀엔 마이크 트라우트(LA 에인절스), 폴 골드슈미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무키 베츠(LA 다저스) 등 3명이 포진했다. 베네수엘라엔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있다.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 캐나다의 프레디 프리먼(다저스)도 MVP 출신이다.
특히 트라우트는 야구 종주국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미국 대표팀의 주장을 맡았다. 그는 2012년 MLB에 데뷔한 뒤 11시즌 동안 총 10회 올스타전에 출전한 MLB 간판 외야수다. WBC에 출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베츠 역시 2020년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6500만 달러에 계약한 특급 외야수다. 그는 2018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AL MVP를 차지하면서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경력이 있다. 공·수·주에서 모두 최정상급 실력을 뽐내는 ‘5툴 플레이어’라 미국 대표팀 1번 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동료들도 WBC를 빛낼 스타로 꼽힌다. 네덜란드 유격수로 나서는 잰더 보가츠는 10년 몸담았던 보스턴을 떠나 지난해 12월 샌디에이고와 11년(총액 2억8000만 달러) 계약을 했다. 네덜란드는 야구 강국은 아니지만, 지난 대회 4강까지 올랐던 다크호스다.
샌디에이고 3루수 매니 마차도 역시 이번 WBC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의 중심 타선을 책임진다. 지난달 샌디에이고와 11년 총액 3억5000만 달러에 사인해 사실상 ‘종신 계약’을 했다.
◆공격 선봉 이정후 “WBC가 우선”=한국은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가 공격을 이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MLB 진출을 선언한 이정후에게 이번 대회는 쇼케이스 무대나 다름없다. 지난해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등으로 타격 5관왕에 올랐던 그는 WBC 무대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이정후는 6일 오릭스 버펄로스와의 평가전에서 4타수 2안타에 이어 7일 한신 타이거스와의 경기에서도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겨울 타격 자세를 간결하게 수정했던 이정후는 “최대한 편한 자세로 좋은 타이밍에 스윙하려고 한다. 타격폼에 대해서 더는 생각하지 않는다. WBC는 당장 결과를 내야 하는 대회”라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날 한신에 7-4로 역전승을 거둔 뒤 결전지인 도쿄로 이동했다. 9일 낮 12시 호주와 첫 경기를 치른다. 호주 선발투수로는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워윅 서폴드가 유력하다. 한국은 잠수함 고영표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