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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딱 1대 팔렸지만…현대차 고성능 ‘N브랜드’ 해외 질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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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코나 N

코나 N

‘1대 vs 622대’.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차량인 코나 N의 판매 실적이다. 코나 N은 올해 들어 지난 1월 말까지 국내에서는 단 한 대가 팔리는 데 그쳤지만, 해외에서는 622대가 팔렸다. N 브랜드의 국내 판매 실적 부진에도 현대차그룹이 웃고 있는 이유다.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현대 N(이하 N)’이 해외에서 고속질주 중이다. N은 메르세데스-벤츠의 AMG이나, BMW의 M, 폴크스바겐의 R 같은 고성능 서브 브랜드다. 현대차그룹은 모터스포츠팀을 꾸리는 등 전폭적인 지원 아래 고성능 모델과 핵심 기술을 선보여왔다. 그 핵심에는 N 브랜드를 단 차들이 있다.

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N은 지난 2017년 해외에서 2027대의 판매고를 올린 뒤 지난해 5년 만에 3만 대 고지(3만1724대)를 돌파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N 브랜드 전체 판매량 가운데 89.2%(2만8296대)가 해외에서 팔렸다. 국내보다 해외 비중이 압도적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다. 전체 N 브랜드는 1월 말까지 국내에서 83대가 팔리는 데 그쳤지만, 해외에서는 30배에 육박하는 2444대가 팔렸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N 브랜드가 일반 차보다는 비싸지만, 경쟁 브랜드의 고성능 차와 비교하면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아반떼 N의 국내 판매 시작가는 3212만원이지만 일반 아반떼의 시작가는 1866만원이다. 하지만 비슷한 차급의 다른 브랜드 고성능 차와 비교하면 많이 저렴하다.

현대차는 남양연구소와 유럽연구소에서 고성능 차 개발 전담부서를 별도로 운영 중이다. N 브랜드 개발을 통해 쌓은 기술력은 현대차그룹이 생산하는 일반 차와 N 라인(일반 차와 고성능차의 중간)차에도 적용된다. 덕분에 그룹 전반의 기술력이 올라가는 순기능이 있다. 동시에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현대차그룹이 N 브랜드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현대차 N 브랜드는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도 꾸준히 참가 중이다. 지난해 ‘2022 월드투어링카컵(WTCR)’ 대회에선 드라이버와 팀 부문 챔피언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는 ‘더블 챔피언’을 달성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N 브랜드의 첫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 5 N’을 하반기에 양산할 계획이다. 자연스레 국내 판매량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측은 “기아 EV6의 고성능 버전인 EV6 GT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만큼 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 고성능 전기차의 성능 및 상품성은 어느 정도 입증된 상태”라며 “해외에선 아이오닉 N의 디자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해외 자동차 전문 매체를 중심으로 아직 공개 전인 아이오닉 5 N의 디자인과 성능에 대한 보도가 끊이지 않는다. 아이오닉 5 N의 판매 시작가는 8000만원 안팎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본부장을 지낸 알버트 비어만 고문은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아이오닉 5 N은 i30 N 같은 기존 차보다 훨씬 더 빨라질 거긴 하지만,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얼마나 소비자의 가슴을 뛰게 할지 여부”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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