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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부 승격’ 서명한 尹…“국가 품격, 누구 기억하느냐에 달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대통령이 2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가보훈부 승격과 재외동포청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공포안에 서명한 뒤 축하메시지를 작성,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가보훈부 승격과 재외동포청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공포안에 서명한 뒤 축하메시지를 작성,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2층 자유홀. 윤석열 대통령이 오른손으로 펜을 들어 국가보훈부 승격과 재외동포청 신설을 담은 정부조직법 공포안에 서명했다. 역대 정부를 통틀어 부처 신설 법안에 대통령이 직접 서명하는 행사가 열린 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서명 뒤 축사에서 “한 국가의 품격은 누구를 기억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조국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제대로 기억하지 않는다면 그런 국가는 미래가 없다”고 서명식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오늘 우리가 누리는 눈부신 번영은 호국영웅들이 목숨 걸고 자유를 수호한 결과”라며 “정부는 호국영웅을 한치의 소홀함 없이 책임있게 예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외동포청 신설과 관련해선 “정부는 750만 재외동포 여러분께서 체감할 수 있도록 맞춤형 동포 정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엔 1965년 수류탄 투척 훈련 중 이등병이 잘못 흘린 수류탄을 몸으로 막은 고 강재구 소령의 배우자와 아들, 2002년 제2연평해전 전사자 고 윤영하 소령의 부모,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전사자 고 김태석 해군 원사의 딸, 2010년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고 서정우 하사의 모친, 2015년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사건으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 등 보훈 인사와 유엔군 참전용사인 인요한 세브란스 국제진료소장, 튀르키예 긴급구호대로 참여했던 박종복 소방경 등 25명이 초청됐다. 윤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이 존중받고 예우받는 보훈 문화의 확산”을 국가보훈부의 가장 중요한 임무로 꼽은 뒤 마무리 발언에서 “대한민국의 부름에 응답한 분들을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잊지 않을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윤 대통령은 발언 뒤 참석자와 일일이 악수하면서 재차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보훈 문화는 곧 국격입니다. 국가보훈부 승격을 축하합니다’와 ‘재외동포 글로벌 네트워크 중심인 재외동포청 신설을 축하합니다’ 등의 축하 메시지를 따로 쓰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가보훈부 승격과 재외동포청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공포안 서명식에서 축사한 뒤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가보훈부 승격과 재외동포청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공포안 서명식에서 축사한 뒤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국가 유공자에게 최선의 예우를 다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의지를 드러내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전자 결재가 아닌 법안에 직접 서명을 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다고 한다. 국가보훈부 승격과 재외동포청 신설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국가보훈부는 약 3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공식 출범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입학식을 맞아 “정부는 돌봄과 교육에 대한 국가 역할을 더욱 튼튼히 해 나가겠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김건희 여사도 서울 종로구 서울맹학교 입학식에 참석해 신입생 40여명의 입학을 축하했다.

대통령실, “식민사관” 野에 “어느 쪽이 국가 이익 고민하는지 국민이 판단”

대통령실은 전날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가 “친일 식민사관”이라며 비판하는 것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에는 두 세력이 있는 거 같다”며 “한 쪽은 어떻게든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세력, 또 하나는 어떻게든 반일 감정과 혐한 감정을 이용해서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이 있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며 “과연 어느 쪽이 국가 이익을 위해 고민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고민하는 세력인지 현명한 국민이 잘 판단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3·1절 기념식 독립운동가 현수막에 이승만 전 대통령이 누락된 것과 관련해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실무진의 착오가 있었다”며 “이같은 실수가 다신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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