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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세 오승환의 야구시계는 째깍째깍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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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삼성 마무리 오승환.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마무리 오승환. 사진 삼성 라이온즈

돌부처 오승환(41)의 야구 시계는 째깍째깍 간다. 통산 400세이브 고지와 함께 삼성 라이온즈의 가을 야구를 꿈꾼다.

2023 KBO리그 최고령 선수는 오승환, 추신수, 김강민(이상 SSG)이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에 태어난 이들은 '황금세대'로 불린다. 김태균, 정근우가 먼저 그라운드를 떠났고 지난해 이대호도 은퇴했으나 이들은 여전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코로나로 국내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했던 야구단은 올해부턴 미국, 일본, 호주 등지로 떠났다. 삼성도 지난달부터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 스프링캠프를 꾸렸다. 오승환은 팀 훈련이 시작되기 3주 전에 먼저 건너왔다. 오승환은 "오랜만에 해외로 나오니 훈련을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단계적으로 시기에 맞춰 몸을 만들 수 있어서 좋다. 임찬규(LG 트윈스)가 같이 했을 때 성적이 좋다면서 같이 하자고 해 2주 동안 함께 했다"고 말했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마무리 오승환. 사진 삼성 라이온즈

개막을 한 달여 남겨둔 오승환의 몸은 탄탄했다. "체중이 조금 줄었다"고 말한 오승환은 "겨울에 너무 잘 쉬었는지 몸무게가 확 늘었다. 훈련을 많이 했다. 불펜 투구까지 마쳤는데 관리 차원에서 속도를 낮췄다"고 했다.

2005년 프로에 뛰어든 오승환은 19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오승환은 "(준비 과정은)예년과 다를 게 없다. 나이 얘기를 듣다 보니 변화를 줄까도 생각했지만 그거야말로 나이 들었다고 인정하는 꼴이다. 후배들과 같이 운동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몸이 좋다는 뜻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나이에 대한 부담은 없다. 오히려 편하다. 정현욱, 권오준 코치가 선수 때부터 함께 해 나를 잘 안다.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오승환은 한미일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마무리로 활약했다. 국내로 복귀한 뒤 풀타임 첫 시즌인 2021년엔 최고령 세이브왕(44세이브)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엔 6승 2패 31세이브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했다. 오승환이 연이어 뒷문을 지키지 못하면서 팀이 창단 최다인 13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오승환은 "모든 게 다 아쉬웠다. 좋았던 기억이 없다.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나 아쉬웠다. 정신을 차리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어 “몸 상태 얘기를 하면 핑계 밖에 안 된다. 좋았을 때와 나빴을 때 차이가 컸다. 마무리 투수가 가져야할 덕목은 꾸준함이고, 슬럼프가 와도 최대한 빨리 빠져나와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뉴스1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뉴스1

2021년 정규시즌 최고 승률을 기록하며 1위 결정전까지 치렀던 삼성은 팀 역사상 최다인 13연패에 빠졌고, 7위로 시즌을 마쳤다. 오승환은 연봉을 구단에 백지 위임했고, 삼성은 지난해(16억원)보다 2억원 줄어든 14억원에 계약하면서 인센티브(3억원) 조항을 삽입했다. 오승환은 "에이전트, 구단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계약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중반까지 부진했던 삼성은 후반기 달라졌다. 박진만 대행이 맡으면서 5할 승률을 달성하고 정식 감독이 됐다. 오승환은 "어린 선수들이 이기는 재미를 느꼈을 것이다. 불안감도 있지만 젊은 선수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어린 선수들도 열심히 해 베테랑도 자극받고 있다"고 전했다.

오승환은 KBO리그 세이브 통산 1위(370세이브)다. 그의 목표는 최대한 빨리 400세이브를 달성하는 거다. 오승환은 "세이브를 하면 팀이 이긴다는 뜻 아니냐"며 "내가 기록을 세우면 후배들도 그 기록을 보고 노력할 것이다. 예전엔 불펜 투수로 롱런하는 선수가 없었는데 어린 선수들에게도 목표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오승환은 2년 전 도쿄올림픽에 출전했으나 이번 WBC에는 불참한다. 사실상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오승환은 "한국 WBC 대표팀을 응원하다. 실력으로만 뽑는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한 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이정후를 비롯해 2세 선수들의 활약이 크다. 지난해 1월 겨울 결혼한 오승환은 "아직 자녀가 없지만, 야구나 운동을 하고 싶다고 하면 시킬 것 같다. 다만 지원은 해줘도 잘 안 되어도 책임은 못 진다고 얘기할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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