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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안 사실래요? 이커머스 업계 ‘극한 특가’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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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지난달 21일 온라인 쇼핑몰 티몬의 모바일 앱은 흡사 ‘삼성전자몰’처럼 변했다. 앱을 열자마자 ‘티몬?삼성전자 올인 데이’ 이미지가 올라왔고, 왼쪽 상단 로고 영역부터 최상단 메인 배너, 하단 단축 배너도 역시 ‘삼성’이었다. 스크롤을 내려도 삼성전자 제품들이 노출됐다. 이날 자정부터 시작된 이런 설정은 다음 날이 돼서야 평소 화면으로 바뀌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하루 종일 단 하나의 브랜드를 띄워주는 ‘올인(all in) 데이’ 마케팅이 적용된 사례다. 1일 티몬에 따르면 이 행사로 삼성전자 상품 매출은 일평균 매출보다 347%, 구매 고객 수는 168% 늘었다. 약 5일 치 매출을 하루 만에 거뒀다.

최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는 ‘마케팅 전쟁’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중 급성장했으나 최근 경기 침체로 소비가 둔화하자 강력한 할인 혜택을 결합해 판매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올인 마케팅은 기존 ‘브랜드 데이’ 마케팅의 약점을 보완했다. 플랫폼 초기 화면 광고는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 비용을 투입하지만, 앱 진입 이후 다른 브랜드가 잇달아 노출되면 브랜드 상기 효과가 반감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초기 화면에서 팝업, 앱 푸시와 소셜미디어(SNS)까지 총력 지원하는 형태가 나왔고 그 효과는 컸다. 티몬이 지난해 12월 이랜드 ‘올인 데이’ 때는 이랜드 의류가 초당 한장꼴로 팔렸다.

티몬 관계자는 “앱 방문 고객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검색 광고, SNS로 외부 고객까지 유입시키는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옥션도 24시간 동안 사이트 전체 기획전과 특가딜 상품을 오직 단 하나 브랜드 제품으로 선보이는 ‘극한 특가’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그 결과 ‘LG생활건강 편’에선 매출이 일평균 거래액 대비 약 50배 신장했고, ‘삼성 편’에선 당일 전체 거래액의 30%가 삼성전자 브랜드에서 발생했다.

SSG닷컴은 매달 하나의 카테고리를 정해 신세계그룹 연중 최대 행사인 ‘쓱데이’ 수준의 고객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쓱세일’을 신설했다. 지난 1월 열린 ‘뷰티 쓱세일’에선 뷰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5% 늘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11번가는 지난달 11일 새로운 ‘월간 십일절 5Days’를 시작했다. 2019년부터 매달 11일 48차례 진행해 누적 결제거래액 3조1700억원, 누적 결제고객 수 2770만 명을 기록하며 효과가 검증된 프로모션이다. 매달 하루 하던 행사를 5일간으로 확대해 메인 브랜드가 매일 5곳씩 참여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그 결과 거래액은 전월 대비 20% 이상, 일평균 구매 고객 수는 15% 이상 늘었다.

사실 온라인 쇼핑은 지난해 거래액이 206조4916억원(통계청)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했지만, 올해 전망은 좋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온라인 쇼핑은 65를 기록했다. RBSI가 100 이하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게다가 매출은 늘어도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커머스 업체가 많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서비스마케팅학회장)는 “그간 시장 급성장으로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자리를 잡았지만, 선두업체와 격차가 생기면서 도태도 현실화할 수밖에 없다”며 “생존을 위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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