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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영끌 탓?…청년 4~5명 중 1명, 빚이 소득의 3배 이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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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 이미지. 셔터스톡

영끌 이미지. 셔터스톡

청년 4~5명 중 1명은 연 소득의 3배가 넘는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불린 청년들의 투자 열풍 현상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년 부채 10년 새 2.5배로

보고서에 나온 부채 보유자의 부채 보유 잔액 분석.

보고서에 나온 부채 보유자의 부채 보유 잔액 분석.

2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청년 미래의 삶을 위한 자산 실태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분석한 결과 청년(19~39세)이 가구주인 가구의 평균 부채는 2021년 8455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2년 부채 3405만원과 비교했을 때 2.5배 정도로 늘어난 수치다. 부채는 임대 보증금을 뺀 금융 부채로, 평균값은 부채가 없는 전체 청년을 포함해 계산됐다. 부채가 있는 청년만을 본다면 평균 부채액은 2012년 5008만원에서 2021년 1억1511만원으로 2.3배가 됐다.

보고서는 청년 가구의 부채 위험 수준을 보여 주는 지표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300%를 넘는지로 따졌다. 소득 대비 부채 비율로 위험성을 평가한 것이다. 보고서는 “DTI가 300% 이상인 청년 가구주 가구의 비율은 2012년 8.37%에서 2021년 21.75%로 매우 빠르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10년 가까운 기간 2.6배로 급증한 것이다. DTI가 300% 이상인 경우는 1인 가구보다 부부 또는 자녀가 있는 가구에서 상대적으로 많았고, 증가 속도도 가팔랐다. 저소득자와 비수도권 거주자가 많았다.

연구진은 DTI 외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30% 이상일 때와 자산대비부채비율(DTA)이 300% 이상인 경우도 위험한 상태로 따져봤다. 이들 지표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청년 가구 중 DSR이 30% 이상인 비율은 2012년 15.74%에서 2021년 25.78%로 10%포인트가량 올랐다. DTA가 300% 이상인 비율도 2012년 11.77%에서 2021년 16.72%로 상승했다.

연구진은 “상당수 청년 가구주 가구가 부채 상환 위험 상태에 있었다”고 분석했다. 3가지 비율이 모두 기준을 넘는 경우는 2012년 2.79%에서 2021년 4.77%로 늘었다.

빚 79%가 금융기관 담보 대출

대출 유형별로 보면 평균 부채액 8455만원 가운데 금융기관 담보대출은 78.6%(6649만원), 금융기관 신용대출(마이너스 통장 포함)은 15.8%(1342만원)이었다. 대출금 용도로는 주거 마련을 위한 부채가 68.8%(5820만원), 사업·투자 용도가 16.5%(1398만원)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주거 마련을 위한 부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주거 목적이 아닌 부동산이나 금융자산 투자를 위한 부채가 늘어나는 현상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영끌과 빚투로 금융자산과 부동산을 구매한 이들은 향후 자산 감소, 부채 증가 등으로 사회적 약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곧 한국 사회의 미래 전망을 어둡게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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