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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 의혹' CCTV 하드디스크 있다…경찰 "이번주 중 확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역술인 천공(본명 이병철)이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등의 명예훼손 혐의와 관련, 경찰이 이번 주 중 관저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이 담긴 하드디스크를 확보해 분석하기로 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대통령경호처의 협조를 받아 자료 확보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당시 하드디스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실제 영상이 있는지는 확보 후 포렌식을 거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 분량을 어떤 방식으로 확보할 건지 경호처와 협의를 진행 중이고, 금주 중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역술인 천공(본명 이병철). 사진 YTN 캡처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역술인 천공(본명 이병철). 사진 YTN 캡처

 앞서 부 전 대변인은 지난 3일 펴낸 저서 『권력과 안보』에 지난해 4월 1일 한 행사장 화장실에서 남영신 전 육군참모총장으로부터 ‘얼마 전 천공이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현 대통령 관저)과 서울사무소를 방문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단 취지로 썼다. 책 내용은 복수의 언론 보도로 알려졌고, 대통령실이 부 전 대변인과 해당 언론사 기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당초 경찰은 관저 내 CCTV 영상이 삭제돼 확인이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지만, 당시 CCTV 영상이 저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하드디스크 존재가 확인되면서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책에는) ‘3월 말’이라고만 돼 있고 방문 일자가 특정돼 있지 않아 3월 관련 내용을 전반적으로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보안상 문제 때문에 경호처 내부 검토를 거치는 등 신중을 기하는 차원에서 시간이 소요됐다”고 덧붙였다.

최지우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이 지난 3일 오후 서울경찰청 민원실에서 대통령 관저 이전에 천공이 관여했단 의혹을 제기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뉴스1

최지우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이 지난 3일 오후 서울경찰청 민원실에서 대통령 관저 이전에 천공이 관여했단 의혹을 제기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뉴스1

 천공이 당시 공관을 방문한 사실이 있는지 밝혀줄 CCTV 영상이 실제 하드디스크에 담겼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다만, 서울청 관계자는 해당 영상이 하드디스크에 담겨 있지 않더라도 “디지털 포렌식을 거치면 고의로 덮어썼거나 삭제했는지 등은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천공의 휴대전화 통신기록을 분석한 결과 당시 관저 인근 기지국과 일치하는 위치값이 없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천공의 공관 방문 사실을 부 전 대변인에게 전했다는 남 전 총장도 소환해 조사하기도 했다. 이 밖에 통신사실 확인자료와 출입자 기록, 관련자 진술 등을 확보해 다각도로 수사 중인 경찰은 조만간 의혹의 당사자인 천공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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