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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칼·제과·유업 떼고 ‘새 간판’ 단다…재계, 사명 변경 ‘붐’

중앙일보

입력

포스코케미칼 인조흑연 음극재 1단계 공장 내부 모습. 최근 이 회사는 전기차용 소재 사업을 강화하면서 포스코퓨처엠으로 사명 변경을 결정했다. 사진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 인조흑연 음극재 1단계 공장 내부 모습. 최근 이 회사는 전기차용 소재 사업을 강화하면서 포스코퓨처엠으로 사명 변경을 결정했다. 사진 포스코케미칼

재계에서 최근 사명 변경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신사업 확대에 따른 정체성 확립 차원이자 디지털 전환을 통한 미래 가치를 ‘새 이름’에 담겠다는 시도로 읽힌다.

26일 포스코케미칼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내달 열릴 예정인 정기주주총회에 사명을 ‘포스코퓨처엠’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새 사명은 미래(퓨처)라는 단어와 소재(materials), 변화(move)의 머리글자인 ‘M’을 조합했다. 1971년 창립한 포스코케미칼은 최근 양극재‧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사명으로 ‘한화오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기존 ‘대우’에서 ‘한화’로 간판을 바꾸는 한화조선해양이 유력했으나 한화 내부에서 “이런 소극적인 방안보다는 미래 정체성을 확실하게 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HD현대’로 이름을 바꿨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인간이 가진 역동적인 에너지(Human Dynamics)로 인류의 꿈(Human Dreams)을 실현하겠다’는 뜻을 담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계열사인 현대제뉴인도 다음 달 주총에서 새로운 사명을 결정할 계획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국내 유일의 동제련 기업인 LS니꼬동제련도 지난해 10월 사명을 ‘LS MnM’으로 변경했다. LS가 일본 JKJS(니꼬)의 투자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아예 새로운 이름인 MnM(메탈&머티리얼)로 바꿨다. 포스코의 정보기술 서비스 계열사 포스코ICT는 내달 사명을 ‘포스코DX’로 바꾼다. 산업 전반의 ‘디지털 대전환’(DX)을 이끄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기존 사명으로는 신사업을 품기에 한계를 인식한 식품 업계에서도 ‘개명(改名) 움직임’도 활발하다. 롯데제과는 1967년부터 써왔던 ‘제과’라는 이름을 떼고 ‘롯데웰푸드’로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푸드와 합병한 후 제과라는 사명으로는 간편식‧육가공 등 신규 사업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매일유업도 사명에서 ‘유(乳)업’을 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우유·분유 비중을 줄이고 디저트·대체유·단백질 등 신사업 분야로 확장을 알리겠다는 취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은 사명 변경을 통해 이미지 쇄신과 신산업 흐름을 선도한다는 인식, 사업 확장성 등을 기대할 수 있다”며 “다만 동시에 그동안 축적해온 긍정의 기록도 사라질 수 있기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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