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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처럼 필기하며 ‘홀짝’… 2030, 위스키에 빠지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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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22일 서울 송파구 보틀벙커 제타플렉스점에서 디아지오 ‘스페셜 릴리즈 2022’를 시음하는 멘토링 클래스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롯데마트]

22일 서울 송파구 보틀벙커 제타플렉스점에서 디아지오 ‘스페셜 릴리즈 2022’를 시음하는 멘토링 클래스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롯데마트]

“지금부터 맛보는 위스키 8종은 알코올 도수가 가장 낮은 게 54.2도입니다. 모두 도수가 높은 술입니다. 급하게 마시지 말고 입 안에 머금으며 맛과 향을 느껴 보세요.”

22일 오후 7시 30분쯤 서울 송파구에 있는 주류 전문매장인 보틀벙커 제타플렉스점. 성중용 디아지오 월드클래스 아카데미 원장의 ‘위스키 멘토링’ 강연은 이렇게 시작했다. 위스키 애호가 30여 명이 모여 디아지오가 최근 선보인 ‘스페셜 릴리즈 2022’ 상품을 시음하는 자리였다. 카듀 16년부터 오반 10년, 카메론 브리지 26년 등이 차례대로 20㎖씩 제공됐다.

참가자들은 잔을 ‘스월링(향을 발산시키기 위해 잔을 돌리는 것)’하며 향을 맡고 천천히 마셔본 뒤, 스마트폰을 이용해 ‘테이스팅 노트’를 작성했다. 마치 고3 수험생처럼, 한 잔 마실 때마다 자신이 느낀 맛과 특징을 진지하게 필기해두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클래스는 보틀벙커 소셜미디어(SNS) 계정에서 예약을 받은 지 1시간 만에 마감될 만큼 호응이 뜨거웠다. 클래스 참가자 대부분은 20~30대였고, 반응도 호의적이었다. 대학생 이강희(22)씨는 “참가비 4만원으로 저렴하게 8종의 위스키를 맛볼 수 있고 공부하기에도 좋은 기회여서 신청했다”며 웃었다. 인기 있는 위스키를 사기 위해 ‘오픈런’도 해 봤다는 이석현(35)씨는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마시니 느낌이 색달랐다”며 “와인 위주였던 보틀벙커에 최근 ‘위스키 칸’이 늘어나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위스키는 ‘혼술(혼자 먹는 술)’ 또는 ‘홈술(집에서 먹는 술)’ 트렌드를 등에 업고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에 음료를 타 마시는 하이볼이 유행하면서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2억6684만 달러(약 3500억원)로 전년보다 52.2% 늘어 2007년(2억7029만 달러)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자 유통 업체들은 저마다 팝업스토어(임시매장)와 시음 클래스 등을 통해 위스키 애호가들의 손길을 유혹하고 있다. 이마트가 이달 10일 주요 4개 점에서 ‘김창수 위스키’를 판매했을 때는 전날 대기가 마감되기도 했다. 편의점 GS25는 매달 10일 인기 위스키 2000병을 선착순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점은 다음 달 15일까지 디아지오 ‘스페셜 릴리즈 2022’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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