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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전경련 회장대행의 일성 “정경유착 고리 끊으러 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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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 직무대행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 직무대행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1961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수장으로 영입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후보 캠프에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을 맡으면서다. 여권 인사로 분류되는 김 직무대행은 “나는 스스로를 정치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해 왔고, 그걸 끊어내는 게 자유시장 경제”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김 회장을 회장 직무대행 겸 미래발전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직무대행은 “나는 대학에서 34년간 봉직한 학자고, 학자로서 사회에서 필요할 때마다 역할을 했다”라며 “전경련에서 내가 가진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 경제 철학을 보고 역할을 제안했다고 생각한다. 자유시장 경제의 가장 기본은 (정치와) 유착 고리를 끊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 부총리를 지냈다. 이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석열 대선 캠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역임했다. 이러한 이력 때문에 재계는 그가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렸던 전경련을 어떤 식으로 쇄신해 나갈지 주목하고 있다.

우선 최대 숙제로 재계 4대 그룹의 재가입에 대해 김 직무대행은 “여러 노력을 하겠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전경련의 위상과 방향을 제대로 정립하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지지받는 전경련을 만들면 4대 그룹 아니라 누구든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결국은 국민 속으로 들어가 호흡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답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통합설에 대해선 “경총은 노사 관계 등 독특한 기능을 갖고 있고, 전경련은 좀 더 넓은 특징이 있다”며 “일단은 고유한 설립 배경이나 취지에 따라 각자 역할을 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옳다”며 선을 그었다.

기업인이 아닌 인물이 전경련 수장을 맡은 점에 대해 김 직무대행은 “경제를 모를 거라는 지적이 있는데 과거에 청와대 정책실장을 했고, 그 일의 90%는 국가 경제·산업 정책을 다루는 일”이라며 “나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경련의 주인은 기업이다. 정상화하고 하루빨리 기업인이 나와 직접 운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스스로 임기를 최장 6개월로 정했다.

전경련은 이날 ▶국민소통 ▶미래선도 ▶글로벌 도약을 골자로 하는 전경련 발전안(‘뉴 웨이’ 구상) 내용도 공개했다. 또 산하 경제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국제적 수준의 싱크탱크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조직을 지식 네트워크의 허브로 재편하고, 경제교육·인재양성 사업도 추진한다.

전경련의 뉴웨이 구상. 자료 전경련

전경련의 뉴웨이 구상. 자료 전경련

앞서 공개한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식사’는 오는 4월 중에 개최하며, 주요 그룹 회장들로 구성된 글로벌 이슈 협의체인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 설립도 추진한다. 글로벌 이슈 발생 시 경제계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거나 실행하고, 협력 파트너 국가와 이슈가 발생할 경우 전경련이 운영하는 경제협력위원회를 최적의 멤버로 구성해 대화에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을 맡았던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은 이날 자신의 직함을 내려놓았다. 김 직무대행 중심으로 내·외부를 대상으로 차기 회장 물색에 나선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허태수 GS그룹 회장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신임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류 회장은 2021년 회장단을 떠났다가 이번에 다시 합류했다. 이로써 전경련 부회장단은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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