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훈 신임 유엔한국협회 회장 인터뷰
"저는 지난 10여년 동안 이런 회장 자리를 맡아 달라고 요청해도 부응한 적이 없었지만 이번엔 수용하게 됐습니다"
유엔한국협회를 새로 이끌게 된 곽영훈 신임 회장은 21일 취임을 앞두고 지난 15일 이렇게 털어놨다. 곽 회장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뒤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정책학과 교육학을 공부하고 동국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딴 특이한 경력을 쌓아왔다.
현재 '사람과 환경그룹' 회장인 그는 다양한 경력을 살려 1970년대부터 한강 개발, 인천공항 건립 등 굵직한 국가건설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주도해 왔다. 유엔과의 인연도 남달라 1970년 이후 유엔개발계획(UNDP)의 시니어 컨설턴트로도 오랫동안 활동했다. 이처럼 창의적이고 열성적인 그가 유엔한국협회를 맡게 돼 주변의 기대가 크다. 특히 곽 회장은 한국의 유엔 안보리 진출을 다양한 방법으로 돕겠다는 뜻을 밝혀 눈길을 끈다.
그가 구상 중인 방식은 노르웨이 모델이다. 곽 회장은 "노르웨이의 유엔협회는 이 나라의 비상임이사국 도전을 앞두고 당선 후 안보리 의장국을 맡으면 어떤 일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인지 의견 수렴을 주도했다"며 "이런 내용을 선거운동 때 적절하게 사용해 도움을 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노르웨이 유엔협회는 관련 전문가들을 상대로 3~4차례 원탁회의를 열었다. 이를 통해 평화 외교, 여성 참여 확대, 그리고 전시 민간인 보호와 같은 주제를 도출해 안보리 진출 후 이들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논의되도록 힘썼다는 것이다.
곽 회장은 이밖에 "한국은 안보상 국제 문제가 몹시 중요한 나라"라며 "우리 젊은이들에게 세계적인 현안을 어떻게 보고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를 일깨워줄 수 있는 포럼을 적극적으로 운영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유엔한국협회는 유엔과 국민을 잇는 다리가 돼 유엔의 이념을 확산, 고취하고 국제평화 유지와 세계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단체다. 전직 외교관과 학자 등 유엔 관련 전문가 100여 명으로 구성됐다. 매년 모의 유엔회의와 각종 세미나를 주관하며 평화와 번영의 이념을 전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