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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유인촌 vs 악마 박해수…무대에서 만나는 ‘파우스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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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2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파우스트’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박해수·원진아·유인촌·박은석(왼쪽부터). 연극은 다음 달 31일 개막한다. [연합뉴스]

2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파우스트’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박해수·원진아·유인촌·박은석(왼쪽부터). 연극은 다음 달 31일 개막한다. [연합뉴스]

독일 작가 괴테의 대표작 『파우스트』가 다음 달 연극으로 태어난다.

3월 31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연극 ‘파우스트’다. 『파우스트』는 괴테가 20대부터 쓰기 시작해 사망 직전까지 60년에 걸쳐 집필한 대작으로, 진리와 욕망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간 파우스트와 순간의 쾌락에 충실하라고 유혹하는 악마 메피스토 사이의 대립을 다뤘다.

배우 유인촌이 파우스트 박사,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얼굴을 알린 박해수가 메피스토 역할에 발탁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스타 캐스팅으로 관심을 끌었다. 영국의 대표적인 공연 공간인 바비칸 센터에 작품을 올려 국내에서 셰익스피어 전문가로 통하는 양정웅씨가 연출을 맡았다. 악마에게 영혼을 맡기는 대가로 젊음을 되찾는 젊은 파우스트 역은 박은석, 젊은 파우스트를 사랑하게 되면서 위험에 빠지는 히로인 그레첸 역은 원진아가 맡는다.

21일 제작발표회에서 연출 양정웅씨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 탐구라는 『파우스트』의 주제 의식이 현대인들이 겪는 고통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작이 가진 아름다운 텍스트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비주얼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며 “장소를 이전한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첫 대극장 연극인 만큼 그에 맞는 스케일로 감동을 선사하고 싶다”고 했다.

유인촌씨는 연극 ‘파우스트’ 출연이 세 번째다. 그는 1990년대 연극 작품에서는 악마 메피스토를 연기했고, 2012년 낭독극에서는 파우스트와 메피스토 역을 모두 연기했다. 유씨는 “파우스트 박사는 최고의 지성인이면서도 끊임없이 무언가 열망하고 욕망하는 인물”이라며 “선과 악이 모두 있기 때문에 입체적으로 인간을 표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했다.

박해수는 ‘파우스트’가 5년 만의 연극 공연이다. 그는 “쉬운 역할이 아닌 것을 알면서 선택했다. 처음부터 어려웠다”며 악마 메피스토 연기 경험을 “즐거운 악몽”이라고 표현했다.

박해수는 2012년 동아연극상에서 유인촌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유인촌신인연기상을 받았다. 당시를 회고하며 유인촌과 함께하는 첫 연극이 “영광스럽다”고 했다. “첫 리딩(reading) 연습 때 유인촌 선배의 리딩을 듣고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는 것 같았다”며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화술과 연기력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드라마와 넷플릭스 시리즈로 얼굴을 알렸지만, 그는 2007년 연극 ‘안나푸르나’로 데뷔한 연극배우 출신이다. 이후로도 11년간 꾸준히 무대에 섰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주연을 맡았던 원진아는 첫 연극 도전이다. “‘파우스트’ 출연 제안을 받고, 수락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매일 연기를 깨쳐 나가는 과정이 즐겁다”고 했다.

연극 ‘파우스트’는 LG아트센터 자체 제작 작품이다. 4월 29일까지 공연한다. 전 공연 기간 캐스팅이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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