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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강댐 발전시설 50년만에 개방…"댐 사용권 강원도에 달라"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8월 강원 춘천시 신북읍에 있는 소양강댐이 수문을 열고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강원 춘천시 신북읍에 있는 소양강댐이 수문을 열고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 목적 개방 허용하기로 

아시아 최대 규모인 춘천 소양강댐 내부 시설이 50년 만에 개방된다. 소양강댐은 가급 국가 중요시설로 그동안 연구기관 등에만 부분적으로 공개해왔다.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이번 개방은 국회 국방위원장인 국민의힘 한기호(춘천을) 국회의원이 지난 20일 소양강댐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본부에 내부 시설 공개를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한 의원은 이날 “소양강댐 수력발전시설이 교육적·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만큼 교육목적 견학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수자원공사는 소양강댐 가치 공유 필요성에 공감하고 개방에 동의했다.

수자원공사 측은 소양강댐이 가급 국가 중요시설로 대통령령 보안업무규정에 따라 ‘제한구역’으로 지정된 만큼 안전요원 등 직원 동행 아래 내부를 둘러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첫 민간 개방 시기는 50주년 기념식이 예정된 오는 10월에 진행할 예정이다. 소양강댐 내부가 개방되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10만㎾의 발전기 2대를 실제 눈으로 볼 수 있게 된다.

강원 춘천시 신북읍에 있는 소양강댐 과거 모습. 중앙포토

강원 춘천시 신북읍에 있는 소양강댐 과거 모습. 중앙포토

10만㎾ 발전기 2대 눈으로 볼 수 있어

현재 소양강댐은 공간·조경 개선 등을 위한 개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는 10월 전에 마무리된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소양강댐 내부가 개방되면 더 많은 사람이 댐의 가치와 주요 기능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호 의원은 “주요 댐은 국가 중요시설이기 때문에 국민이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며 ”청정에너지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좋은 시설인 만큼 소양강댐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지역 관광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강원도로 소양강댐 사용권을 돌려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오는 6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자치권이 부여되는 만큼 댐 사용권을 강원도에 넘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소양강댐은 춘천시 신북읍 소양강에 있는 다목적댐으로 댐 높이 123m, 제방길이 530m, 수면 면적 70㎢, 총저수량 29억t이다. 1967년 4월 착공해 1973년 10월 준공됐다. 당시 정부예산 1643억원 중 20%인 288억원을 댐 건설에 투입했다. 경부고속도로(1970년), 서울지하철 1호선(1974년) 건설과 함께 당시 정부의 3대 국책사업 중 하나였다. 그동안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인구 2652만5000명에게 용수와 전력을 공급해왔다.

1978년 8월 강원 춘천시 신북읍에 있는 소양강댐이 담수 이후 처음으로 수문 5개를 여는 통수식을 가졌다. 중앙포토

1978년 8월 강원 춘천시 신북읍에 있는 소양강댐이 담수 이후 처음으로 수문 5개를 여는 통수식을 가졌다. 중앙포토

지난해 15일 강원 춘천시 소양강댐이 닷새째 수문을 열고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5일 강원 춘천시 소양강댐이 닷새째 수문을 열고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소양강댐 사용권 강원도에 돌려줘야"

이처럼 수도권에는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인근 자치단체나 주민이 본 손해는 막심하다. 소양강댐 건설로 인해 50㎢의 면적이 수몰되면서 2만여명이 고향을 잃었다. 여기에 댐 주변이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묶이면서 재산권 침해는 물론 지역 발전에도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강원연구원 김문숙 책임연구원은 “2023년은 소양강댐 축조 50년으로 소양강댐은 동양 최대 사력댐, 세계 4위 다목적댐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해 한국 경제 발전의 상징적인 존재로 기억되지만, 주민들은 각종 규제로 피해와 고통이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강원연구원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50년간 소양강댐 주변 지역 피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0조1500억원에 달한다. 연구원 등은 소양강댐 사용권이 강원도로 넘어오면 전기 생산과 용수 공급에 따른 수입의 상당 부분을 피해지역 지원에 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 생산과 용수 공급에 따른 수입은 연간 18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현재 피해지역 지원금은 연간 55억~60억원 수준이다.

박기영 강원도의원(국민의힘)은 “법인세법상 무형자산인 댐사용권의 내용연수를 50년으로 규정하고 있어 수자원공사가 댐사용권을 쓸 만큼 썼다고 볼 수 있다”며 “강원도특별자치도 출범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소양강댐 사용권을 강원 도민에게 돌려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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