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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맞은 ‘장학퀴즈’…SK 인재양성 철학 빛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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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최종현 선대회장이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하는 모습. [중앙포토]

최종현 선대회장이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하는 모습. [중앙포토]

“만약 앞으로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 사재를 털어서라도 장학금을 빠짐없이 지원하겠다.”

한 기업인의 약속이 국내 최장수 TV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장학퀴즈’가 올해 방송 50주년을 맞았다. 1973년 2월 18일 첫 전파를 탔으니 대표 장수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전국노래자랑’(KBS)보다도 7년 먼저 방송을 시작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EBS 장학퀴즈 50주년 특집방송은 ‘시간여행’ 콘셉트로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SK텔레콤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 첫 회부터 18년 동안 진행을 맡았던 차인태 전 아나운서가 확장현실(XR) 기술로 구현된 옛날 장학퀴즈 스튜디오에 나타나며 방송의 의미를 더했다.

지난 50년 동안 장학퀴즈를 거쳐 간 학생만 2만5000여 명이다. 배우 송승환, 가수 김광진·김동률, 국회의원 김두관, 영화감독 이규형 등도 장학퀴즈 출신이다. 진행자는 차인태, 손석희, 원종배 등 남녀 아나운서만 33명이 거쳐 갔다.

장학퀴즈는 최종현 당시 선경그룹(현 SK) 선대회장의 결단으로 빛을 봤다. 프로그램 제작 당시 방송사가 광고주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최 선대회장은 “청소년들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라면 조건 없이 지원하겠다”며 단독 후원에 나섰다.

최 선대회장은 이후 민간 기업 최초로 장학재단인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하며 인재 양성에 몰두했다. SK그룹은 장학퀴즈의 단독 후원사로 1973년부터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선친의 영향을 받아 최태원 회장 역시 2019년 최종현학술원을 세우고 그룹의 장학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4200명이 넘는 장학생과 850명 넘는 박사가 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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